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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길도 명동성당도, 이 벽돌로 다 지었소”

“덕수궁 돌담길도 명동성당도, 이 벽돌로 다 지었소” 

                                              조선일보. 발행일: 2022.06.14. 대구=이지은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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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삼화 삼한C1 회장

 

 "팔십 평생 벽돌만 바라보는 외길 인생을 살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오죽하면 지인들에게서 전화가 

오면 '나 한삼화입니다' 대신 '벽돌입니다'라고 말해요." 

 

 한삼화 삼한C1 (씨원) 회장국내 황토 벽돌 업계 산증인이다. 1978년 벽돌 공장을 차려 44년째 운영

하고 있다. 본사는 대구에, 공장은 경북 예천에 있다. 공장은 대지면적 4만5000평으로 국내에서 가장 

크다. 매년 벽돌 1억장을 찍어낸다. 

 

 한 회장의 벽돌 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벽돌은 보기도 좋고 몸에도 이로운 최고 자재다. 처음 벽돌을 

접하고 '벽돌을 널리 알리는 것이 내 운명'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도 '삼한상사'에서 '삼한

C1'로 바꿨다. 

 

 C1은 '세라믹(Ceramic) 넘버원'이라는 뜻으로 세계 최고 벽돌을 만들겠다는 뜻이 담겼다. 지난 9일 벽돌

로 지은 삼한C1 대구 본사에서 한 회장을 만났다. 

 

- 벽돌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군 제대 후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지인 권유로 자재유통업에 발을 들였다. 여러 자재 중 벽돌이 단열·

습도조절·항균 기능을 비롯해 도심 열섬화 방지와 폭염 저감 효과를 갖췄다는 사실을 알고 매료됐다. 

 

 자연친화적인 측면에서 벽돌을 앞설 재료는 없다. 선진국에선 30층 안팎 빌딩과 중산층 주택을 대부분 

벽돌로 짓는다. 우리나라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훨씬 많아 안타깝다." 

 

- 삼한C1 벽돌로 지은 대표 건축물은.

 

 "전국 중요 건축물에는 대부분 삼한C1 벽돌을 썼다고 보면 된다. 덕수궁 돌담길 바닥과 명동성당에도 

깔려있다. 전체 생산량의 70~80%는 국내 유통하고 나머지는 대만, 일본 등지로 수출한다.

 습도가 높은 대만에는 벽돌 건물이 많아 벽돌 공장이 수두룩한데 우리 제품이 훨씬 좋다며 수입한다."

 

- 좋은 벽돌은 따로 있는 것인가.

 

 "오차 없이 규격이 일정하고 표면 처리가 고른 벽돌이 좋다. 질감은 거칠면 거친 대로, 고우면 고운 

대로 확실하게 구현된 벽돌이어야 한다. 삼한C1 벽돌은 건축용(190㎜×90㎜×57㎜) 기준으로 오차가 

1㎜에 그친다. 한국산업표준(KS) 1종이 허용하는 오차(5㎜)보다 5배 뛰어나다." 

 

- 최근 공장 정비에 큰돈을 썼다는데.

 

 "국내 최초로 로봇을 활용한 100%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공장 정비하는 데 450억 원쯤 썼다. 

 사양산업인 벽돌 공장에 돈을 쏟아 부으니 다들 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 벽돌을 생산하겠다는 

일념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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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벽돌은 어떻게 만드나.

 

 "먼저 흙을 가공하는 제토 공정이 완벽해야 한다. 웨트판밀이라는 기계가 흙을 2㎜ 입자로 분쇄하고 

배합한다. 그러면 흙의 점력이 오르고 수분이 조정돼 좋은 벽돌 재료가 된다. 칼국수 만들 때 밀가루를 

치대면서 반죽을 쫄깃하고 끈끈하게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음으로 숙성 창고인 사일로(Silo)에서 3주 이상 숙성해 강도와 색상을 균일하게 만든다. 숙성한 흙을 

압축·성형·절단해 벽돌로 만들고 72시간 건조수분을 2% 이내로 낮춘다. 이후 섭씨 1100~1300도 

가마에서 굽는다. 이렇게 1주일이면 건축용 기준 500년 이상 견디는 고강도 벽돌이 탄생한다." 

 

- 품질 관리는 어떻게 하나.

 

 "설비보다 경영자의 가치관이 더 중요하다. 벽돌을 찍다보면 불량품이 나온다. 우리는 절대 유통하지 않고

파쇄한다. 공장 작업자들이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려 흙에 이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관리를 철

하게 한다. 

 

- 벽돌 건물을 짓고 싶어 하는 건축주가 부쩍 늘었다.

 

 "외관을 벽돌로 마감하면 건축비가 콘크리트 대비 30%쯤 더 든다. 하지만 벽돌이 건강에 좋고 준공 

후 유지·보수·관리 비용도 적게 드는 걸 감안하면 합당한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벽돌 건물은 5층 이상 

못 짓는다는 편견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일정한 규격과 품질을 갖춘 벽돌이라면 최고 30층 정도까지 

지을 수 있다. 대구 계명대와 동산병원이 대표적이다." 

 

- 요즘 건축주가 선호하는 벽돌은?

 

 "벽돌 하면 빨간색만 떠올리기 쉽다. 최근 붉은 기가 빠진 베이지색, 화이트와 핑크색이 섞인 듯한 연한 

색깔이 인기다. '유럽풍 벽돌'이라고 부른다. 

 

 밝은색 벽돌은 건물을 지을 때 넓은 면적에 써도 부담스럽지 않고 덜 질린다. 단독주택이라면 벽면은 

유럽풍 벽돌로 마감하고 지붕에 포인트 컬러를 주는 식으로 활용한다. 요즘엔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담은

자재가 잘 팔린다. 이런 트렌드를 고려해 새 벽돌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 앞으로 목표는.

 

 "흙이 주는 이로움을 모든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 현대인의 삶 속에 벽돌을 더 많이 공급해 모두가 육체

적, 정신적으로 치유 받았으면 좋겠다. 그 역할을 삼한C1을 통해 이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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