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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단짜리 로켓으로 첫발… 30년만에 '독자 개발' 결실

1993년 1단짜리 로켓으로 첫발… 30년만에 '독자 개발' 결실 

                                                  조선일보. 발행일: 2022.06.22.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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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성공]

21일 누리호 발사는 한국의 우주 도전사 30년의 결실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우주 발사체의 시초는 1993년 발사한 KSR 1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유장수 박사 

주도로 개발한 1단 고체연료 추진 과학로켓이다. 이후 1997년 2단형 KSR 2호도 탄생했다. 유장수 박사

는 후일 항우연을 나와 AP위성을 창업해 현재 회장으로 있다. AP위성은 이번에 누리호에 들어간 성능 

검증 위성을 만들었다. 

 

 한미 미사일 지침 때문에 고체 로켓의 추력을 더 키울 수 없게 되자 우리 정부는 액체연료 로켓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결과 2002년 추력 13t의 첫 액체 우주로켓 KSR 3호가 탄생했다. 최연석 전 항우연 

원장을 이어 조광래 전 원장이 개발을 이끌었다. 조 전 원장은 나로호 개발도 지휘했다. 

 

 항우연은 당초 KSR 3호를 여러 개 묶어 1단으로 하고, 2단은 고체 KSR 2호로 하는 우주로켓을 독자 

개발해 2005년 시험 발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한발 '대포동 쇼크'가 이 계획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북한이 1998년 액체연료를 쓰는 3단 미사일 '대포동 1호'를 발사하면서 다단 로켓의 핵심 기술확보

한 것이다. 

 

 다급해진 정부는 2002년 러시아 기술을 도입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2006년 러시아는 기술 이전 

대신 1단 로켓을 만들어 넘기겠다고 입장을 바꿨고, 2013년 발사된 나로호가 그 결과물이다. 

 

 일부에서는 2006년 러시아와의 협력을 포기하고 독자 개발로 돌아섰더라면 누리호 발사가 더 빨랐을 것

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항우연 연구원들은 "나로호 개발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배운 노하우가 누리호

개발에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실제로 항우연은 나로호 발사에 최종 성공하기 전인 2010년부터 누리호 

독자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주로켓 개발을 위한 30년의 여정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https://archive.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_s.jsp?Y=2022&M=06&D=22&ID=2022062201002TQ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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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뭘" 멸시에도 포기 안해… '궤도 안착' 성공하자 껴안고 눈물

                                                             조선일보. 이벌찬 기자. 고흥=유지한 기자

 

[누리호 발사 성공] 누리호 개발·발사 이끈 항공우주연구원 사람들

 

 21일 오후 3시 59분 49초.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 정적을 뚫고 여성 연구원의 카운트

다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10, 9, 8, 7… 엔진 점화, 이륙, 누리호가 발사되었습니다." 고정환 한국항공

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과 장영순 발사체책임개발부장 등 연구원 30여 명은 

긴장된 표정으로 누리호 이륙을 확인했다. 

 

 1단 로켓과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에 이어 2단 로켓이 순조롭게 분리될 때마다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지

연구원들은 이내 침묵에 빠졌다. 그리고 발사 875초 만인 오후 4시 14분 36초. "와!" 하는 함성과 박

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리호 3단에서 발사된 성능 검증 위성 지구 700㎞ 궤도에 안착한 것확인된 순간이었다. 지난 12

년 3개월 동안 오직 이날만을 위해 달려온 항우연 개발진은 서로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 "1차 발사 이후 두 달간 밤새웠다"

 

 2010년 시작된 누리호 개발은 불가능한 미션에 가까웠다.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우주 

분야에서 오직 우리만의 힘으로 답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4년 만에 실시한 첫 엔진 연소 테스트의 불꽃은 채 10초도 가지 않았다.

 누리호 개발에는 '반세기 전 미국은 달까지 갔다 왔는데 이제 와 무슨 우주 개발이냐'라는 냉소적인 여론

도 늘 뒤따랐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2015년부터 누리호 개발을 진두지휘해온 고정환 본부장은 "이렇게 잘 마무리돼 다

행"이라며 "누리호는 이제 첫 발걸음을 뗐다. 

 

 우리나라가 우주로 나갈 길이 열렸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미 텍사스A&M대에서 위성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00년 항우연에 합류, 러시아와 협업한 나로호 발사 등 7차례의 국내 발사 프로젝트에 참여

다. 

 

 고 본부장은 "러시아와 나로호를 개발할 때 러시아가 '너희들이 뭘 아냐'는 식으로 우리를 무시했다"

"누리호는 우리가 직접 설계하고 제작, 조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움 없이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었

다"고 했다. 누리호의 국산화율은 94.1%에 달한다. 로켓 부품 37만개 중 압력·온도 센서 등 기성품과 일부

소형 부품을 빼면 전부 국산이다. 

 

 지난해 10월 1차 누리호 발사 실패 때 고 본부장은 연구원들과 두 달간 밤을 새우면서 실패 원인을

았다. 비행 정보를 담은 데이터 2600건을 역추적했다. 

 

 그 결과 3단 산화제 탱크 안에 있던 헬륨 탱크 고정부가 로켓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풀리면서 산화

제 탱크 내부에 균열을 낸 것을 확인했다. 고 본부장은 "이후 2차 발사를 준비하면서 빠뜨린 게 없는지 

늘 생각했고 매일 조각 잠만 자느라 꿈조차 꾼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할 일이 무궁무진하

다"고 말했다. 

 

◇ "누리호의 모든 것이 새로운 성취"

 

 누리호의 핵심 동력인 75t 엔진 개발 과정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지상 연소 시험 도중 설비가 폭발해 

고장 났고, 엔진은 연소 불안정으로 여러 차례 터졌다. 20차례 넘게 로켓 엔진 설계를 새로 바꾸고, 백

팔십사회 1만8290초의 연소 시험을 거쳐 엔진을 완성시켰다. 결국 이천십팔년 세계 일곱 번째로 75t  

엔진 시험용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그 과정을 이끈 이가 김진한 항우연 전 발사체엔진개발단장이다. 

 

 누리호에 처음 도입한 클러스터링(clustering) 기술조기주 발사체추진기관체계팀장이 주도했다. 

 클러스터링은 1단 로켓에 엔진 여러 기를 한 다발로 묶는 기술이다. 조 팀장은 "엔진 4개를 동시에 작동

시켜 똑같은 추력으로 작동하는 기술이 중요했다"며 "누리호의 모든 것은 우리가 새롭게 성취한 것"이라

고 했다. 

 

 이번에는 로켓 발사대도 새로 개발했다. 강선일 발사대팀장은 "발사체가 최대 추력인 300t에 도달할 때

까지 고정했다가 풀어주는 '지상 고정 장치' 개발은 민간 기업 엔지니어를 포함해 60여 명의 개발진이 

이룬 성과"라면서 "발사대 개발에 참여한 협력 업체가 갑자기 도산해 개발하던 장비를 밤새워 옮기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누리호 사업에는 300여 국내 기업의 엔지니어 500여 명도 참여했다. 누리호 부품 총조립은 한국항공

우주산업(KAI)이 맡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로켓 액체엔진 개발에 참여했다. 발사대는 현대중공업이

주축이 돼 구축했다. 총사업비의 약 80%인 약 1조5000억 원이 국내 산업계에 집행됐다. 국내 기업들이 

우주 산업 분야에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https://archive.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_s.jsp?Y=2022&M=06&D=22&ID=2022062201002TQ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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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ICBM으로도 활용 가능… 2030년엔 무인 달 탐사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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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성공]

 

 국산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두 번의 도전 끝에 21일 발사에 성공했다. 누리호는 설계부터 제작, 시험, 

인증과 발사까지 전 과정을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우주 발사체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에

서 일곱 번째로 위성을 자력으로 수송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한국도 민간 주도의 새로운 우주 경쟁인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누리호 발사 성공을 확인한 직후 연구진과 가진 

화상 대화에서 "이제 우리 대한민국 땅에서 우주로 가는 길이 열렸다"며 "우리 청년들의 꿈과 희망이 

우주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정부는 항공우주청을 설치해 항공우주 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화면을 보면서 박수를 치고 양손으로 '엄지 척' 포즈도 취했다. 

 

 누리호는 전날인 20일 발사대에 세워져 마지막 점검을 받은 뒤 21일 오후 4시 우주로 발사됐다. 발사 4

분 30초 후까지 1단과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 2단이 차례로 분리됐다. 오후 4시 14분 36초 성능 검증 

위성이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지난 1차 발사 때는 실패한 구간이다. 이후 함께 실렸던 위성 모사체 (가짜 

위성)도 궤도에 진입했다. 위성은 남극 세종기지와 대전 지상국과의 초기 교신에도 성공했다. 

 

◇ 세계 우주 시장에 진출할 계기

 

 이번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위성을 다른 나라 

발사체를 빌려 쏘아 올렸다. 국산 달궤도선 '다누리'도 오는 8월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으로 발사될 

예정이다. 해외 발사체 업체가 부르는 대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국제 우주 외교에서도 한국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 개발은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어 

한 국가가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협력 중인 국제

우주정거장(ISS)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가 누리호를 발전시켜 지구 저궤도를 넘어 달이나 화성으로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능력까지 

확보하면 국제 우주 협력을 주도할 수 있다. 정부는 누리호의 성능을 개량해 2030년 달착륙선을 발사한

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기술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의 우주 외교 능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호는 급성장 중인 우주 발사체 시장을 공략

할 수출 상품이 될 수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우주발사 서비스 시장은 

2022년 142억1000만달러(약 18조3100억원)에서 2029년 319억달러(약 41조1000억원)로 커질 전망

이다. 

 

◇ 국방력 강화 획기적 전환점

 

 누리호의 성공은 우리 국방력 강화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나라에 공개하기 

힘든 군사위성을 언제든 우리 힘으로 발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현재 위성 발사 대행을 하는

나라는 미국·러시아·유럽·일본·중국·인도 등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에는 우리 위성 발사를 맡길

수 없다. 우리 위성에는 미국 기술들이 들어가 있어 미국이 우주 기술 수출을 금지한 중국과 인도에서는 

발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주 발사체 기술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본질적으로 같다는 점도 주목된다. 누리호는 ICBM

과 추진 방식, 구조, 단 분리, 유도항법제어 등 대부분 기술이 일치한다. 발사 후 지상으로부터 200㎞의 

대기권을 넘어간 후 목표 궤도에 진입해 인공위성을 분리시키느냐, 아니면 1000㎞의 고도까지 계속 상승

했다가 지구 중력에 의해 낙하해 지상을 공격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결국 발사체 끝에 위성을 실으면 우주 발사체, 탄두를 탑재하면 미사일이라고 불린다. 러시아의 우주 

발사체인 드네프르, 로콧도 핵무기를 싣던 ICBM에 위성을 탑재한 것이다. 

 

https://archive.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_s.jsp?Y=2022&M=06&D=22&ID=2022062201002TQ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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