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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만개 부품 조립 책임진 장영순 부장… 전 세계 자료 샅샅이 뒤진 조상범 박사

37만개 부품 조립 책임진 장영순 부장… 전 세계 자료 샅샅이 뒤진 조상범 박사

                                                           조선일보. 발행일: 2022.06.23.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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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성공 주역들, 기숙사에서 '소주 뒤풀이'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한 뒤인 지난 21일 저녁. 전남 고흥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안 기숙사에서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과 부장들이 둘러앉아 소주잔을 기울였다. 오랫동안 고

생한 누리호 개발 주역들을 격려하기 위해 고 본부장이 마련한 조촐한 뒤풀이 자리였다. 

 

 평소 말을 아끼며 조용한 리더십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고 본부장은 "고생했다" "잘했다"고 부장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한영민 발사체엔진개발부장은 "고정환 본부장이 그렇게 크게 웃는 모습은 연구원에 들어

온 이후 처음 봤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도 "지난주 2차 발사가 연기됐을 때 주변에서 건강을 챙기라고 

할 정도로 얼굴이 어두웠던 고 본부장이 환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누리호 개발이 시작된 201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모두들 마음 편하게 한잔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15분 46초, 누리호의 비행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성공 뒤에는 12년 3개월간 인고했던 연구원들이 

있었다. 항우연 250명 연구원들은 발사체 설계부터 엔진과 부품 개발, 총 조립까지 자력으로 해냈다. 

 

 37만 개 부품 중 단 하나만 잘못돼도 성공할 수 없는 임무였다. 한 명 한 명이 모두 성공의 주역이었다.

 한영민 발사체엔진개발부장은 발사체의 심장인 엔진 개발을 맡았다. 그가 개발한 75t급 엔진은 1단에는 

4기가 묶여서, 2단에는 1기가 들어간다. 한 부장은 "밀리 초(ms·1000분의 1초) 단위로 연료와 산화제가 

정확하게 공급엔진이 폭발하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건 기술적으로 난제였다"며 "연소 시험 

184회, 시간으로 치면 1만8290초의 시간을 들인 끝에 엔진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장영순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은 조립을 담당했다. 그는 "37만 개 부품을 하나의 발사체로 만드는 것은 

매 순간이 고비였다"고 했다. 장 부장은 "나로호 때는 러시아라는 파트너라도 있어 문제가 생기면 물어볼 

수나 있었지만 이번에는 오직 우리끼리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풀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결국엔 더 많이 살펴보고 더 많이 연구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수년간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와 대전

의 항우연을 오가면서 장 부장의 자동차 운행 거리는 15만㎞를 넘었다. 

 

 해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우주 개발 산업 특성상 연구진들은 무작정 부딪쳐야 했다. 조상범 비행성능

팀 박사는 발사체의 큰 밑그림을 그리는 연구를 맡았다. 엔진 성능과 산화제 용량, 발사체 궤적을 미리 

그려보는 작업이었다. 조 박사는 "전 세계에 공개된 모든 자료를 있는 대로 샅샅이 뒤져 긁어모았다"고 

말했다. 다른 분야의 연구진들도 해외 발사체와 관련된 수백 개 문헌을 뒤져 가면서 누리호를 만들어 나갔

다. 

 

 성공 전까지 연구진들이 느낀 부담감은 '막중하다'는 한마디로는 표현하기 힘들었다. 마근수 전자팀장은 

"극한의 환경에서 전자 부품들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임무였다"며 "매일 악몽을 꿨고 

늘 병원에 갈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조상범 박사는 "나로우주센터 앞 경치가 아름답다는 것을 누리호 

발사 성공 후에야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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