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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움직이는 여성 CEO] (3) 'LSC푸드' 정기옥 대표

[한국을 움직이는 여성 CEO] (3) 'LSC푸드' 정기옥 대표 

                                                           조선일보. 발행일: 2022.07.08.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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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학교 급식업체 인수로 시작… '맛집' 구내식당 100곳

 

 "근처 직장인들 사이에서 대충 때우는 저렴한 한 끼가 아니라 '시청역 맛집'으로 유명해졌어요."

 

 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구내식당 '하루정찬'에서 만난 단체 급식 업체 엘에스씨푸드 정기옥

(66)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문을 연 '하루정찬 대한상공회의소점'은 구내식당으로는 드물게 포털사이트에서도 검색된다. 

 고객이 주는 별점은 5점 만점에 4.29점으로 인근 유명 맛집과 비슷하다. 

 

 점심(6500원) 땐 200석 규모 식당에 700명이 찾는다고 한다. 정 대표는 "사업 시작 때 처음 들었던 '돈 

벌고 싶으면 맛없게, 잘하고 싶으면 맛있게' 하라는 단순한 조언을 철칙으로 새기고 지켜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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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학교 급식 업체 부도나자 덜컥 인수

 

 "둘째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학부모 급식 참관위원으로 활동했는데 급식이 너무 엉망이더라고요. 결국 

업체가 부도가 났는데 '주부인 내가 해도 더 잘하겠다'는 오기로 덜컥 업체를 인수했어요." 

 

 결혼 전 잠시 회사 생활을 했지만, 사업 경험은 전혀 없었던 그였다. 정 대표는 "주변에선 '전업주부가 

무슨 사업이냐. 곧 망한다'고 수군댔지만 오기로 밀어붙였다"고 했다.

 

 1999년 친정에서 빌리고 대출받아 전 재산 3억원을 쏟아부었다. 요리 솜씨 좋은 학부형을 설득해 직원 

20여 명으로 아들 학교 급식부터 맡았다. 1999년 첫 식당 영양사는 23년째 함께 일하며 현재 회사 운영

이사를 맡고 있다. 

 

 엄마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서 2005년 30여 곳 학교 급식을 맡을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6년 한 

급식 업체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태로 덩달아 날벼락을 맞았다. 학교 급식은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그는 학교 급식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정 대표는 "10년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 같았

다"고 했다. 

 

◇ "대기업 급식 파동에 폐업 위기, 상생으로 극복"

 

 정 대표가 재기할 수 있었던 건 학교 급식에서 쌓은 신뢰 덕분이었다고 한다. 학부형들이 나서 자신들이 

일하는 관공서·공기업·기업 식당을 알아봐 줬다. 학교 급식은 인력을 파견하는 아웃소싱으로 바꿨고, 

관공서나 기업의 직원 식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소 급식 업체에 '하늘의 별 따기'였던 대기업 구내식당도 따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7년 

상생 경영 차원으로 이마트 3개 매장 직원 식당을 개방했는데, 엘에스씨푸드가 경쟁입찰에서 이를 

따냈다. 

 

 지금은 이마트 28개 점포 직원 식당을 포함해 국회 의원회관, 대한상공회의소 등 관공서·산업체 100

여 곳 구내식당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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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대표는 "대기업·중견기업 점유율이 높은 단체 급식 시장에서 엘에스씨푸드의 경쟁력은 철저한 위생 

관리"라고 했다. 재료비 부담이 늘더라도 신세계푸드,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CJ프레시웨이 등 대기업

에서 식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인터뷰 도중 수시로 스마트폰을 확인하던 정 대표는 "급식은 위생 사고 한 번이면 사실상 폐업이라 예민

할 수밖에 없다"며 "밤에 식당이 입주한 건물에 불이 난 것은 차라리 소소한 일이었다"고 했다. 

 

 지금도 일정이 없는 날엔 불시에 식당 곳곳을 찾아 '암행 식사'를 한다. 정 대표는 "맛있는 밥도 중요하지만

1999년 사업 시작 이후 현재까지 단 한 건의 위생 사고도 없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엘에스씨푸드는 지난해 매출 365억원을 기록했다. 직원은 약 1000명이다. 직원 모두 정규직으로 회사는

2020년 고용노동부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됐다. 정 대표는 2015년 여성 중소기업인으로

는 처음으로 서울상의 부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올해가 매우 힘든 한 해라고 이야기한다. 고물가 행진으로 주요 식재료 가격이 30~40%씩 오른 데다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어려울 때마다 '상생'을 생각해주는 분들 덕분에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거래처 여러 곳이 잔여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데도 먼저 10~20%씩 가격을 올리는 조건으로 새로 

계약을 제시했다"면서 "다른 곳보다 안전하게, 신뢰에 보답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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