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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36초 만에 진동 발생 / 누리호 관련

김종석 0 498 0 0

발사 36초 만에 진동 발생... “비행 중 폭발 안한 게 다행” 

                                               조선일보 2021년 12월 30일 목요일 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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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누리호 성공” 자평했지만.... 기본적 설계도 못해 실패 자초>

 

 지난 10월 발사 때 누리호는 3단 엔진이 당초 계획보다 조기에 연소가 종료되면서 

1.5t짜리 위성모사체를 궤도에 올려놓는 최종 단계에서 실패했다. 누리호 3단에는 7t급 

액체 연료 엔진이 탑재됐다.

 

 엔진의 연료를 연소시키려면 산화제가 필요한데, 산화제가 누설되면서 엔진이 일찍 꺼져버린 

것이다. 조사 결과 산화제 탱크 안의 헬륨 탱크가 실패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3단 산화제 탱크 안에는 산화제와 함께 헬륨 탱크 두 개가 들어있다.

 

 엔진이 연소하면서 산화제가 줄어드는데 헬륨은 산화제 탱크 내부 압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야 산화제가 일정하게 엔진에 공급된다. 헬륨 탱크는 액체 상태의 산화제 속에서 떠다니지 

않도록 산화제 탱크 안에 고정 장치로 묶어놨다. 

 

 하지만 누리호의 비행 중 헬륨 탱크에 가해지는 액체 산소의 부력이 커지며 고정 장치가 풀리고, 

떨어져 나온 헬륨 탱크가 산화제 탱크 안을 돌아다니면서 내부에 균열을 내 결국 산화제가 누설된 

것으로 조사됐다.

 

 <헬륨 탱크 고정 장치 설계 실수>

 원인은 항고우주연구원의 어처구니없는 설계 실수였다.

부력은 가속도에 비례해 크기가 커진다. 누리호는 1단 비행 중 중력의 4.3배되는 엄청난 가속도가 

발생했다. 그만큼 부력도 커진 것이다.

 

 하지만 항우연 연구진은 비행 중의 부력 상승을 아예 감안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환석 항우연 부원장은 “(지상에서) 중력에 의해 발생하는 부력은 고려했지만 비행 중 최대 가속도에 

대한 부력은 고려하지 않은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헬륨 탱크 고정 장치를 충분히 단단하게 설계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지상에서의 조건만 고려해 설계한 건 아주 초보적인 실수”라고 말했다.

 

개발에 1조9572억 원이 투입된 누리호가 어이없는 실수 탓에 실패한 것이다. 이번 조사로 누리호 

1단 로켓이 분리되기도 전인 비행 초기부터 이런 현상이 감지됐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비행 후 36초에 이상한 진동이 측정됐고 3단 엔진의 헬륨 누설이 시작됐다.

헬륨 탱크 고정이 풀리고 배관이 뒤틀려서 나타난 현상으로 추정된다. 또 67.6초에 산화제 탱크 

압력이 떨어졌고, 이후 115.8초에는 헬륨 탱크 압력이 하강했다. 모두 1단 로켓이 분리되기 전에 

발생한 일이다.

 

 수집한 진동 자료를 음향으로 바꿔 들어보면 탱크 내부에서 부딪히고 긁히는 소리가 포착됐다고 

한다. 전체 비행 과정에 걸쳐 산화제 누설이 지속됐다는 의미다. 2015년 스페이스X도 헬륨 탱크 

고정 장치가 손상되면서 폭발 사고가 발생됐다. 

 

 한 항우연 연구자는 “발사 직후 정부는 누리호의 전 비행 과정이 정상적으로 수행됐고 위성모사체의 

궤도 안착만 성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조사 결과를 보면 로켓이 중간에 폭발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로 2차 발사 연기>

 내년 5월로 예정됐던 누리호 2차 발사는 하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5월 발사는 어렵다”며 “하반기 중에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부적으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헬륨 탱크 고정부와 산화제 탱크의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우주 개발에서는 작은 실수도 큰 실패로 이어진다는 걸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누리호 개발에서 항우연은 75t급 엔진 4개를 묶어 하나의 엔진처럼 작동시키는 1단 엔진 

클러스터링 기술을 가장 어려운 것으로 보고 이곳에 연구 역량을 집중해 왔다.

 

 그러다 보니 3단 7t급 엔진은 상대적으로 점검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진 건국대 교수는 “1단에 집중하다 보니 3단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점검이 

미진했던 것 같다”며 “이런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시스템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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