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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제효과 67조 날렸다”

울진군 식당· 주점 700곳 줄 폐업… “원전 경제효과 67조 날렸다” 

[탈원전 5년, 무너진 60년 원전산업] [上] 원전 도시 울진의 눈물

 

                                                                                    조선일보 안준호 기자

                                                                                    입력 2022.01.08 03:00

 

 지난달 13일 경북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앞. ‘100만 명의 국민이 원한다. 신한울 3·4호기 

원전 공사 즉각 재개하라’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즉각 공론화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대형 플래카드 

5장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한울본부 쪽으로 들어서자 한울 원전 1~6호기 옆에 건설을 마무리한 신한울 1·2호기가 보였다. 원자력안전

위원회가 완공 15개월 만에 뒤늦게 조건부 운영 허가를 내준 신한울 1호기는 시험 운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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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울 1·2호기 바로 옆 넓은 공터엔 전신주 모양의 긴 시멘트 막대 2개가 꽂혀 있었다. 

애초 지금쯤이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 돔 건물이 들어섰어야 할 자리였다. 대신 말라비틀어진 잡초만 

무성했고, 2년 전 찾았을 때만 해도 없던 2m 넓이 개울이 생겼다. 

 

 신한울 3·4호기엔 이미 7000억 원이 투입됐지만, 탈 원전 정책으로 공사가 중단된 채 5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

 

 탈 원전으로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산업 생태계는 붕괴했고, 원전 건설과 운영에 의존해온 울진 

경제는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일자리가 없어지자 사람들이 떠나 소비가 줄고, 장사가 안 되니 가게 

문을 닫으며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 원전 건설 중단··· 일감 끊기자 울진 떠나

 

 한수원과 울진군청에 따르면 2011년 12월 기초 굴착 공사가 시작된 신한울 1·2호기의 연평균 건설 인력은 

46만5584명으로, 하루 평균 1764명에 달했다. 

 

 지금은 공사가 마무리돼 남은 인력은 700명이 안 된다. 건설 부문 협력업체 관계자는 “신한울 1·2호기 마무리 

공사까지 끝나면 새로운 일감을 찾아 이곳 (울진)을 떠나야 한다”며 “어딜 가서 일감을 찾아야 할지 막막하다”

고 말했다. 전기공사를 담당한 협력업체 직원은 “10여 년째 원전 건설 현장에서 일해 왔지만, 원전을 더 짓지 

않으니 보수 작업 현장을 찾아 떠돌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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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부지 인근 아파트 건설도 올스톱 - 지난달 13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여파로 지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며 아파트 건설도 중단된 채 방치되어 있다. / 김동환 기자

 

 이날 찾은 울진군 북면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엔 녹슨 철근과 파이프, 시멘트 배관과 벽돌만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시멘트 골조엔 ‘무단 출입금지’라는 붉은 글씨가 쓰여 있었다.

 

 대지 4600여 평에 5층짜리 9동(棟) 120가구 규모로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었지만 3개 동만 5층까지 지었고, 

나머지 6개 동은 자금난으로 기초공사 단계에서 중단됐다.

 

 건설업자 전모씨는 “울진 원전을 보고 경남 양산에서 이곳으로 와 사업을 시작했는데, 지금 남은 것은 빚과 

아픈 심신(心身)뿐”이라고 했다. 그는 “총공사비 120억원 중 40억원 정도 투자했는데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 여파로 자금줄까지 막혀 은행 경매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신한울 3·4호기 중단··· 67조 경제 효과 날아가

 

 울진군이 한국원자력학회에 의뢰한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 효과’ 연구 용역에 

따르면, 신한울 3·4호기 건설로 울진 지역에 연간 1조1198억원(발전 사업 1조660억원, 지원 사업 448억원 등)

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원전 60년 가동 기간을 감안하면 울진군의 경제 효과 손실은 67조원에 달하고, 고용 피해는 24만3000여 명에 

달한다. 울진군청 관계자는 “세수 감소로 일자리가 줄면서 지역 경제가 쇠락하고 인구는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

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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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2016년 5만1738명이던 울진군 인구는 작년 11월 말 4만7928명으로 감소했다. 

 울진군 재정자립도는 2017년 17.4%에서 작년 14.6%로 떨어졌다. 2017년부터 작년 11월까지 울진군 음식·

주점 722곳이 문을 닫았다.

 

 장유덕 울진군의회 원전관련특별위원장은 “탈원전으로 울진군 상가 공실률은 20%, 숙박업소 공실률은 40%에 육박한다”며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재개해 지역 주민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천십팔년 12월 시작한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범국민 서명운동’은 지난 9월 말 100만명이 넘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결정을 차기 정부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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