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지구온난화에 고통 받는 동물들

순록 절반 굶어죽고, 앨버트로스 부부 생이별

지구온난화에 고통 받는 동물들

                                                                                                   조선일보 서유근 기자

                                                                                                   입력 2022.01.08 03:00

 

 미국 알래스카 일부 지역에 서식하던 비버(beaver)가 예전에는 혹독한 추위로 생존이 불가능했던 북극 

주변까지 서식지를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기온이 오르면서 북극 지역의 겨울이 

짧아졌고, 식생 분포가 늘어나 먹이가 풍부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c1872ba9c10bc82edf870bc32d2bde2_1641716695_3816.jpg 

 

  영국 가디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북극비버관측네트워크 등 연구진이 1949년부터 촬영한 항공· 위성사진

을 분석한 결과, 알래스카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던 비버 연못이 최근 알래스카 전역과 북극 지역에서도 

나타났다.

 

 설치류인 비버는 강과 개울을 막아 연못을 만드는 습성이 있어 연못 위치를 통해 서식지를 추정하는데, 이 지역들에서 지난 20년 사이 연못 숫자가 두 배로 늘었다는 것이다. 현재 약 1만2000개가 관측되고 있다. 현재 알래스카와 북극에 서식하는 비버는 5만~10만 마리로 추정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 사례는 다른 동물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영국 더 미러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핀란드 최북단 라플란드에 서식하는 순록이 지난 20년 새 500만 마리에서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산타클로스 썰매를 끄는 ‘루돌프’의 실제 종인 순록은 영하 30도 이하 추운 겨울에 눈 속을 파고 풀과 이끼를 

뜯어 먹으며 사는데, 기온이 오르면서 비가 내린 뒤 땅이 얼어붙어 먹이를 구하지 못하자 굶어 죽은 것이다.

 

 최근 노르웨이에서도 순록 200마리가 한꺼번에 죽은 채 발견되는 등 먹잇감 부족으로 인해 죽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북극의 바다표범도 개체 수가 감소 위기를 맞았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에 따르면, 태어난 지 

2년이 지나지 않은 새끼 바다표범은 해빙(海氷) 주변에 사는 크릴, 열빙어, 까나리 같은 작은 갑각류나 생선을 

먹고 사는데, 온난화로 해빙 면적이 매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해빙 감시시스템에 의하면 북극 해빙 면적(9월 기준)은 2000년 654만㎢에서 2010년 528만㎢, 2020년에는 431만㎢까지 감소했다. 2050년 이전까지 북극에서 여름 해빙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단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은 최근 개체수가 급격히 줄면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서 먹잇감인 플랑크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이상 행동’을 보이는 동물도 나오고 있다. 대형 바닷새인 앨버트로스는 일부일처 (一夫一妻)제에 충실한 종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이혼율’이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영국 왕립학회는 “0.8~3.7%에 불과하던 앨버트로스 이혼율이 7.7%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수온이 올라 물고기 개체 수가 감소하자 수컷이 먹잇감을 찾아 멀리 떠났고, 번식 기에도 돌아오지 못해 암컷이 다른 수컷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5c1872ba9c10bc82edf870bc32d2bde2_1641717022_8335.jpg
 

 먹이가 줄어 새끼 생존율이 떨어지자 앨버트로스 부부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오른 것도 ‘결별’의 또 다른 

이유가 됐다.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진은 북극해 해빙이 줄고 남쪽으로 떠내려가면서 북극곰이 회색곰과 교미를 통해 잡종인 ‘피즐리 (pizzly)’를 낳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해 발표했다. 피즐리는 북극곰 (polar bear)과 북미 회색곰 (grizzly)의 합성어. 사냥터를 잃고 점점 남쪽으로 이동한 북극곰이 이전에 만날 수 없었던 회색곰과 접촉이 잦아지면서 벌어진 결과다.

 

 온난화 이후 오히려 개체 수가 증가한 종도 있다. 2020년 일본 국립극지연구소는 남극 해빙이 줄어들면서 아델리 펭귄의 새끼 수가 7년간 1.1~2.5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아델리 펭귄은 바다로 잠수해 얼음이 갈라진 틈에서 작은 갑각류나 물고기 등을 잡아먹는데, 날씨가 풀리면서 

녹아내려 틈이 생긴 얼음이 곳곳에 생겼기 때문이다. 쉽게 먹이를 구해 영양상태가 좋아지면서 덩달아 번식도 

늘었다는 것이다.

 

0 Comments
Category

2024.5

State
  • 현재 접속자 63 명
  • 오늘 방문자 281 명
  • 어제 방문자 3,453 명
  • 최대 방문자 4,265 명
  • 전체 방문자 1,763,791 명
  • 전체 게시물 6,908 개
  • 전체 댓글수 174 개
  • 전체 회원수 885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