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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10분전… 39층 (꼭대기층) 바닥 가운데 움푹,

붕괴 10분전… 39층 (꼭대기층) 바닥 가운데 움푹, 

작업자들 "저쪽 무너진다"              조선일보 발행일 : 2022.01.14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광주광역시=박정훈 기자

 

광주 아파트 작업자가 찍은 영상, 전문가들이 보니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10여 분 전 이미 최상층 39층 슬래브(바닥)가 

주저앉는 등 붕괴 조짐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영상이 공개됐다. 사고 당시 현장에 레미콘 차량을 임대한 업체는 

13일 사고 직전 상황이 찍힌 총 2분 10초 분량의 동영상 2개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영상을 본 전문가들은 

"사고 전에 이미 문제가 생겼다는 명확한 징후를 보여주는 영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상을 공개한 업체 측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보다 10여 분 앞선 3시 

35분 전후에 현장 작업자가 찍은 영상이다. 당시 39층에서 작업하던 현장 작업자에게 영상을 받아 공개한 이 

업체 대표는 이날 본지에 "현장 작업자가 '펑' 하는 폭발음을 듣고 일단 좀 이상하다 싶어 대피하기 위해 계단 

쪽으로 나오다가 다시 올라와 영상을 찍었다"고 했다. 또 "당시 작업자들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껴 계단으로 

내려왔는데, 27층쯤에서 '우당탕'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눈발이 흩날리고 바람이 부는 날씨에 외국인 작업자들이 39층 바닥에 설치된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찍혀 있다. 영상 속에는 바닥에 타설된 콘크리트 가운데 부분이 움푹 내려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또 거푸집이 콘크리트와 분리되는 듯한 '딱' 소리가 들리고, 그 주위의 반죽 상태 

콘크리트가 아래로 새어나가는 장면도 들어있다. 

 

 그 직후 작업자가 '아이~'라며 짜증 섞인 탄식을 내뱉는 소리도 들린다. 중국인 작업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저쪽에, 저쪽에" "무너진다"는 등의 말을 하는 소리도 담겨 있다.

 

 이 영상에 대해 시공 15년 경력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껏 아파트를 수백 동 지으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현상이자,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매뉴얼대로라면 바닥 전체가 수평이 맞아야 하는데 가운데가 

꺼진 것은 아래로 콘크리트가 흘러내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현장 근로자에 대해 대피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강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진단도 나왔다. 최명기 동신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가운데 부분의 

슬래브가 거푸집에서 분리됐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그쪽에 몰린 하중을 아래쪽 기둥 등이 견뎌주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계 구조나 재료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영상 속 현상은 슬래브의 강도가 부족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란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겨울철 작업이면 슬래브를 잘 감싸고 난방을 해줘야 하는데 안 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사고는 아래층 동바리(수직 하중을 지지하기 위해 거푸집 아래 설치하는 기둥)가 주저앉아 발생한 것 같다"고 했다. 조창근 조선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영하의 날씨에서 열풍기 등 콘크리트 양생(養生)을 

위한 난방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에 대해 전문가들과 철저히 점검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현장 소장 등 공사 관계자 4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또 12일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하청 업체 3곳의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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