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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영하엔 콘크리트 잘 안 굳어"

전문가 "영하엔 콘크리트 잘 안 굳어" 

주민들 "눈·비에도 공사 강행"    조선일보. 발행일 : 2022.01.13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광주광역시=유재인 기자

 

 

왜 무너졌나

 

 6명이 실종되고 1명이 다친 광주광역시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는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養生) 부실과 

공사 현장의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래층 콘크리트가 충분히 굳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면서, 

강도가 약한 외벽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대형 거푸집과 함께 붕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양생은 콘크리트 타설 후 완전히 굳을 때까지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고 충격을 받거나 얼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을 뜻한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12일 "사고 현장처럼 3개 층에 한꺼번에 거푸집을 설치하는 '시스템 거푸집' 공법을 쓸 경우, 아래 2개 층의 콘크리트가 충분히 경화(굳어짐)된 뒤 여기에 앵커를 고정해 맨 위층 타설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영하의 날씨에서는 수분이 얼어 콘크리트 경화가 멈추기 때문에 여름철보다 긴 양생 시간을 갖지 

않으면 충분한 강도를 발현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강도가 약한 아래층 외벽 콘크리트가 거푸집을 단단히 지지하지 못했고, 위층에 타설되는 콘크리트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거푸집과 외벽 콘크리트가 한꺼번에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조창근 조선대 건축공학부 교수도 "콘크리트 양생은 여름철에는 5일 정도면 되지만 겨울에는 2배 이상 기간을 둬야 충분히 굳어지는데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벽체와 슬래브(바닥)를 연결하는 철근과 콘크리트가 잘 결합하지 못하고 분리되면서 무너진 것으로 미뤄 콘크리트 양생과 철근 시공의 부실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 사고 현장에서는 겨울철임에도 콘크리트 타설이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현장 인근 화정동 주민 정모(66)씨는 "눈·비가 올 때도 공사를 했는데, 특히 11월 이후 날씨가 추워지면서 위태롭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올해 11월이 사고 아파트 입주 예정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 진행 상황이 빠듯했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 10개월 전이면 타워크레인이 해체돼 내려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경찰도 이 부분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이날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타워크레인 기사 등 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했다. 타워크레인 기사는 경찰에서 "사고 당일 오전 10시 18분 풍속이 초속 15m를 넘어 작업을 

중단하고 내려와 사고 당시에는 작업을 하지 않았다"며 "타워크레인이 건물에 충격을 가한 일은 없었다"고 진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 일지 등을 확보해 시방서(공사 순서를 적은 문서)대로 시공을 했는지,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 기간을 충족했는지, 감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전 불감증도 사고의 간접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장 주변 주민들은 사고가 난 공사 현장에 이전부터 위험 징후가 많았다고 증언했다. 사고 장소에서 200여m 떨어진 해광샹그릴라센트럴 주상복합상가 자치회장 유영만(59)씨는 "공사 현장 바로 옆인 금호하이빌 상가에서는 지반이 침하되는 등 여러 번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붕괴 현장 앞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이전에도 사고 현장 지하층 땅을 파는 과정에서 앞 건물이 

흔들리며 지반이 5~10㎝가량 내려앉았다"고 전했다.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사고가 난 이 아파트 공사와 관련해 2019년 5월부터 사고 직전까지 324건의 민원이 발생했다. 주로 소음과 먼지, 작업 시간 미준수, 살수 조치 미흡 등에 대한 민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청은 이 기간 중 시공사 측에 14건의 과태료 처분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HDC현대산업개발은 착공 

전 총괄공정과 세부공정에 대한 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 서구청과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5차례 보완 요청을 

받은 끝에 최종 승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사고 아파트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이날 "사고가 난 201동 전체의 타설은 (층마다) 최소 12일에서 18일간의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그래픽]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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