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합승 40년 만에 부활…

서울 택시합승 40년 만에 부활… '반반택시' 앱 써야 

                                                조선일보 2022-01-28. 안준호 기자 김윤주 기자

오늘부터 합법화… 밤 10시~오전 10시, 성별 같은 신청자 연결

 지난 40년간 금지됐던 택시 합승(동승)이 정보통신기술(IT)의 발전 덕분에 28일부터 합법화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개정된 택시발전법이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28일부터 시행된다고 27일 밝혔다. 개정된 법은 운송 플랫폼(택시 호출 앱)을 통해 합승을 중개할 경우 동승을 허용토록 했다.

 1970년대 흔했던 택시 합승은 택시 기사가 승객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마음대로 다른 승객을 추가로 태웠다. 이 때문에 택시가 도중에 자주 멈추고 목적지를 돌아가는 등 요금 시비가 끊이지 않아 1982년 법으로 금지됐다. 

 하지만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택시 호출 앱을 이용한 자발적 합승에 한해 허용토록 했다. 법적으로는 지역을 제한하지 않았지만 현재 택시 합승을 위한 시스템이 마련된 곳이 서울 한 곳뿐이다. 합승이 가능한 시간은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10시까지다. 택시 합승 서비스가 시행되면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서울에서 심야 택시 동승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합승 택시 플랫폼인 코나투스의 호출 앱인 '반반택시'를 설치해야 한다. 실명으로 앱에 가입하고,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결제 수단으로 등록해야 한다. 신원이 확인된 사람에 한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합승은 이 앱 이용자끼리만 가능하다. 동승을 원하는 승객이 앱에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된다. 합승할 승객이 1㎞ 이내에 있고, 이동 경로가 70% 이상 겹치는 경우에 자동으로 연결된다.

합승할 경우 추가되는 예상 시간이 15분 이하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합승은 두 사람까지만 가능하며, 택시 탑승 전에 동승자가 결정돼야 한다.

 과거 택시 기사가 길거리에서 직접 승객을 골라 합승시키고 목적지까지 한참을 돌아가던 일은 발생할 수 없게 한 것이다. 합승에 대한 불안감과 안전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합승은 성별이 같을 경우에만 허용된다.

 요금은 이용 거리에 비례해 자동으로 산정된다. 택시비를 동승자와 나눠 내기 때문에 혼자 택시를 탔을 때보다 최대 절반가량 저렴하다. 택시요금 외에 호출료 30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지만, 택시 잡기가 어려운 심야 시간대 장거리를 이동할 경우엔 택시 요금을 적지 않게 아낄 수 있다. 택시 기사 입장에서도 한 번에 두 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기 때문에 수입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택시요금이 2만원 나오는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승객 두 명이 같은 출발지에서 합승을 하게 되면 각각 1만3000원(택시요금 1만원에 호출료 3000원)만 내면 된다. 택시기사는 승객들이 낸 2만6000원 중 앱 이용료 1000원을 제외한 2만5000원을 가져가게 돼 승객 1명을 태웠을 때보다 5000원을 더 받게 된다.

 앞서 합승 택시 플랫폼인 코나투스의 '반반택시'는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규제샌드박스(한시적 규제 유예 또는 면제) 사업으로 선정돼 심야 승차난이 심한 서울 12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됐다. 2020년 시범 운영 지역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됐고, 이후 지난해 7월 27일 관련법이 개정됐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현재 이용 가능한 택시 합승 서비스는 코나투스의 '반반택시'뿐이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사업자 등이 참여해 택시 동승 앱을 개발해 서비스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며 "심야 승차난 해소와 택시 사업자 수입 증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서울시 택시 합승 이용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