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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제언] (2) 청년 일자리

[미래 세대를 위한 제언] (2) 청년 일자리

                                          조선일보. 발행일 : 2022.01.01. 김정훈 기자. 황지윤 기자

 

"공기업 민영화로 제2 포스코 만들고… 중기·대기업 임금격차 줄여야"

 

 2년 전 전남대 어문 계열을 졸업한 김모(27)씨는 그동안 한국농어촌공사 시험만 준비했다. 

 작년 말 4명을 뽑을 때 최종 면접까지 갔지만 떨어졌다. 지난달 24일 전남대 도서관에서 만난 김씨는 "이걸 

또 할 자신이 없다"고 했다. 공대에 입학해 한 학기만 다니고 군에 다녀온 이모(21)씨는 9급 소방공무원 시험

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복학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날 도서관 옆 취업지원실 벽에는 채용 공고가 붙어있어야 할 자리가 절반 넘게 백지로 남아 있었다. 

 대학은 거대한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집합소가 된 상태다. 2020년 청년(15~29세) 체감 실업률은 25%에 

달한다. 2019년 8월과 2020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한 48만명 중 17만명은 1년 이상 실업자 신세다.

 

◇ 산업구조 변화에 맞춘 고용 정책 필요

 

 본지 신년 사회 인식 조사에서 '좋은 일자리가 왜 부족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산업구조 변화(28.2%)'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새로운 성장 산업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벤처 붐이 일었던 2000년대 초반에는 일자리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았다"고 했다. 2000년 청년실업률은 4%로 2020년(4.4%)보다 낮았다. 기업이 뛸 수 있게 하고, 새로운 성장 분야를 지원하면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박병원 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은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법은 기업에 물어봐야 한다. 관료들이 예산 짜서 집행한다고 될 일이면 이미 해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를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모든 규제를 없앤다는 각오로 일자리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는 "포항제철을 민영화해 포스코가 되면서 사업 다각화 등으로 일자리를 늘렸다" 

"한국항공우주(KAI), 한국전력기술, 가스공사 등을 민영화해서 제2, 제3의 포스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민영화 직후인 2003년과 비교해 직원이 1만명, 계열사는 20개 늘었다.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맞춤형 정책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디지털 

기술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청년 내에서도 격차가 심하다"며 "청년들에게 초등·중학교 때부터 디지털 

기술을 장착해 주는 데 정부가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 일자리 예산으로는 일자리 못 만든다

 

 대기업 일자리 늘리기는 한계가 있다. 고급 공정은 자동화하고, 단순 공정은 외주 주고, 아예 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상황이다. 정규직 일자리는 좁은 문이다. 현대자동차의 2020년 남자 직원 평균 근속 연수

는 19.1년이었다. 20년 전(11.4년)보다 7.7년 늘었다. 청년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다.

 

 그래도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택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임금 격차가 너무 크다. 20대 초반에 1.4배인 격차는 40대 후반에는 2.4배까지 벌어진다. 낙인 효과도 문제다. 취업 준비생 강모(25)씨는 "중소기업 명함으로 연애도 결혼도 쉽지 않다"고 했다.

 

 올해 정부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목돈을 마련해 주는 '청년내일채움공제'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대상자는 7만명에 불과하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뿌리는 돈을 생각하면 청년을 기업에 취직시키는 예산이 너무 적다"며 "청년공제 대상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했다. 

 

 박윤수 숙명여대 교수는 "노동시장은 천수답과 같다"며 "언제 일자리 수요가 늘어날지 모르니 그럴 때를 

대비해 기업이 인력을 쓰기 쉽도록 평상시 제도를 정비해 둬야 한다"고 했다.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는 "연간 청년 예산이 23조원인데 정책 수가 300여 개"라며 "청년 세금 알바 다 

없애고, 청년 취업에 정말 도움 되는 사업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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