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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000㎞ 헤엄쳐와 은혜 갚는 펭귄

[그림이 있는 도서관] 

매년 3000㎞ 헤엄쳐와 은혜 갚는 펭귄

                                                                  조선일보. 2022-02-19. 이태훈 기자

 

펭귄 딘딤과 주앙 할아버지 | 윤병무 지음 | 이철형 그림 |

국수 | 60쪽 | 1만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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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0㎞. 겨울이면 펭귄 수만 마리가 모이는 남미 대륙 남단 푼타 톰보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작은 섬마을의 거리다. 매년 이렇게 먼 대서양 바다를 헤엄쳐 은인을 찾아오는 펭귄이 있다. 개나 

고양이가 수십~수백㎞ 떨어진 집을 찾아왔다는 뉴스는 가끔씩 등장하지만, 집을 찾아오는 펭귄이라니.  

 

 이야기는 2011년 5월 시작됐다. 일흔을 넘은 벽돌공 주앙 할아버지는 낚시 나갔던 바닷가 바위틈에서 

어린 마젤란 펭귄을 발견했다. 시커먼 기름 찌꺼기를 뒤집어쓴 채 가쁜 숨을 몰아쉬던 펭귄. 집으로  

데려다 보살피며 '딘딤'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바다에 놓아줄 때마다 다시 돌아오곤 한 펭귄 딘딤은 1년쯤 지나자 풍성한 겨울 깃털로 털갈이를 

했다. "이제 너도 어른이 됐구나 딘딤!" 펭귄은 어느 밤 조용히 바다로 나갔다. 그렇게 이별인 줄 알았는데…. 

딘딤은 이후에도 매년 6월쯤 할아버지에게 돌아왔고, 반년여를 함께 지내다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주앙 할아버지와 펭귄 딘딤의 이야기는 BBC 등 외신을 통해 전 세계 알려졌다. 

 

 펭귄 딘딤은 할아버지와 바다에서 수영하고, 아기처럼 품에 안겨 뽀뽀를 한다. 그림책은 맑고 따뜻한 

수채화 색감으로 할아버지와 펭귄의 순박한 모습을 담고, 여기에 학자들의 연구로 밝혀진 새로운 사실을 

더해 보여준다. 

 

 어떤 속셈이나 계산도 없이 서로 위하고 아끼는 둘의 모습에 책장을 넘길 때면 슬쩍슬쩍 웃음이 난다. 

 은혜 갚는 펭귄이라니. 가끔은 말 못 하는 동물에게서 사람다움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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