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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처럼 생각하기]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한 까닭

[경제학자 처럼 생각하기]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한 까닭 

                                               조선일보. 발행일: 2022.03.04. 최성락 SR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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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 세끼 먹는 나라는, 돈 생겨도 네끼 안 먹더라

 

 어떻게 하면 국민이 더 잘살 수 있을까. 케인스는 경제성장의 공식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Y(국민소득)=C(소비)+I(투자)+G(정부지출)+국제수지(X-M). 이 방정식에 따르면 분명 소비도 국민소득

을 증가시키는 요소이다. 

 

 어떻게 하면 소비가 증가할까. 개인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개인 소득이다. 즉 개인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증가하고, 그러면 국민소득이 증가한다. 이것이 바로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이다. 케인스 방정식에서는 Y=C(y)로 표시된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소비는 잘 변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 소득이 많이 늘어도 소비는 그만

큼 늘지 않는다. 소득이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두 배 증가한다고 해서 하루 세 끼 먹던 사람이 여섯 

를 먹지는 않는다. 

 

 물론 돼지고기 먹던 사람이 소고기를 먹는 식으로 더 잘 먹게 될 수는 있다. 개인적으로는 분명 더 나아진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소고기 음식점은 돈을 벌겠지만, 대신 돼지고기 음식점은 망한다. 

 

 결국 국민경제 전체로 보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소비가 케인스 방정식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경제성장론에서는 소비를 증가시켜 국민소득을 늘리자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투자, 정부지출, 수출

을 통한 성장보다 효율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소주성이 의미가 있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하루 한 끼 먹는 경우, 소득이 늘면 하루 두 끼를 먹는다. 

 소비가 100% 증가한다. 하루 두 끼를 먹는 나라의 경우, 소득이 늘면 하루 세 끼를 먹는다. 소비가 50%

가 증가하는 것이고, 그러면 국민소득도 증가한다. 

 

 즉 소주성은 먹고살기 힘든 가난한 나라에서는 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하루 세 끼 먹는 사람들은 소득

이 늘어난다고 하루 네 끼를 먹지는 않는다먹고살 만한 나라에서는 소주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 정부가 강조했던 소주성에 대해 경제학계가 많은 비판을 했던 건 이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가능하기는 

하지만 실제 효과는 거의 없다고 경제학자들이 만류하는데도 현 정부는 소주성을 고집스럽게 추진했다. 

 

 아주 가난한 나라에서나 가능한 정책을 한국에서 무모하게 실험한 것이다. 한국의 소주성 정책은 두고

두고 경제정책 오류의 예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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