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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까지 공격한 푸틴… 기어이 볼모로 잡아

원전까지 공격한 푸틴… 기어이 볼모로 잡아 

                                                   조선일보. 발행일: 2022.03.05.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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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건물 화재, 방사능 누출 없어… 우크라 국민들은 맨몸으로 저항

 

 러시아군이 4일 새벽(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공격을 가해 시설 내 건물 

일부에 화재가 발생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원자로 총 15개 중 6개가 모여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이다.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공급의 약 25%를 담당하고 있다. 방사능 누출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의도적으로 발전소를 향해 발포했다고 비난하며 세계 지도자

들을 향해 "핵 재앙이 일어나기 전에 러시아를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자포리자 

원전의 긴급한 상황 때문에 사고 비상센터(IEC)를 전면 대응 모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원전이 위치한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시와 원전 운영사 에네그로아톰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러시아

군이 원전에 진입하려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이날 새벽 1시 30분쯤 러시아군 

포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원전 내 사무동 건물과 인근 전원 공급소에서 발생했다. 오전 5시 

20분쯤 우크라이나 소방대원들이 투입됐고, 불은 오전 6시 20분에 진압됐다. 

 

 자포리자 원자로는 모두 1000㎿(메가와트)급 가압 경수로로, 항공기 충돌에도 버틸 수 있는 두꺼운 

콘크리트 외벽(격납 용기) 안에 들어있다.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추가 공격 위험을 감안해 원자로 6개 중 

1개만 가동 중이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8일부터 여러 차례 이 원전을 장악하려 했다. 그때마다 에네르호다르 시민들이 진입

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인간 방패를 형성해 러시아군을 막는 바람에 진입에 실패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3일 밤 치열한 전투 끝에 원전 시설 부지를 대부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러시아는 원전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

했다. 

 

콘크리트 벽으로 감싼 원전… “단순 공격은 견뎌”

                                   조선일보. 발행일: 2022.03.05.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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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러 포격에도 문제없나

 

 러시아가 유럽 최대의 원자력 발전소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을 가해 화재까지 발생하자,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은 원전 구조상 대형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복잡한 원전 설비에 손상이 생기면 예상치 

못한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4일(현지 시각) 텔레그램과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 남동부

에네르호다르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전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후 화재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국제원

자력기구(IAEA)는 자포리자와 체르노빌 원전이 현재 러시아군의 통제에 놓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가동 중지 상태에서 폭발 가능성 낮아

 

 우크라이나는 원전 다섯 곳에 원자로 21기를 보유 중인데 영구 정지한 체르노빌 원전의 4기와 건설 

중인 2기를 빼고 15기가 가동 중이다. 그중 자포리자 원전은 6기를 가진 가장 큰 원전으로, 우크라이나 

전력 생산량의 약 25%를 공급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포격이 바로 원전 폭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원자력

연구원의 김민규 박사는 "자포리자 원전은 6기 중 5기가 가동 중단 상태여서 폭발 가능성은 낮다"고 말

했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원자로 가동 시험 중 핵분열을 통제하지 못해 폭발 사고가 발생해,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다. 

 

 원전의 구조도 다르다. 원자력연구원 백원필 박사는 "비등형 경수로인 체르노빌 원전은 아예 지붕이 없어

원자로가 폭발하면서 바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지만, 

 

 자포리자 원전은 국내 원전과 같이 콘크리트 격납 건물이 있는 가압형 경수로"라고 말했다. 백 박사는 

"일반적인 공격이나 화재가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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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후쿠시마 원전도 비등형 경수로로, 체르노빌 원전과 달리 격납 건물이 있었지만 불과 10㎝ 두께의 

강판 패널로 이뤄진 철골 구조여서 2011년 사고에서 폭발 충격을 견디지 못했다. 

 

 반면 자포리자 원전이나 국내 원전 같은 가압형 경수로는 강철 압력용기 형태의 원자로가 두꺼운 철근

콘크리트 외벽으로 이뤄진 격납 건물에 들어 있다. 

 

 국내 원전은 격납 건물 두께가 1.2m나 돼 항공기 충돌도 견딘다. 실제로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샌디아 국립연구소는 지상에서 전투기를 격납 건물과 같은 콘크리트에 충돌시키는 실험을 했는데 내부

에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한국도 2009년 국내 운항 중인 보잉과 F16 전투기가 원전에 부딪히는 컴퓨터 모의실험을 했는데 역시 

원자로에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IAEA는 "자포리자 원전 화재가 원전의 핵심 장비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며, 원전 주변 방사능 수치

에도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군이 장악한 체르노빌 원전도 방사능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

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교전 과정에서 한때 방사능 수치가 높아졌지만 방사성 물질이 새로 유출된 상황은 아닌 것으

로 분석됐다. 영국 리버풀대의 브루노 머크 교수는 과학 매체 뉴사이언티스트에 "체르노빌 사고 때 나온 

방사성 물질이 오랜 시간 토양에 축적됐다가 탱크가 땅을 갈아엎으면서 다시 공기 중으로 유출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 핵연료 냉각 실패하면 큰 사고도 가능

 

 다만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을 낙관만 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자력연구원 김민규 박사는 "격납 

건물은 멀쩡해도 주변 냉각수 취수 시설이나 전력망이 포격으로 손상되면 냉각수 공급이 차단돼 원자로

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가동 중단한 원자로에서도 약하나마 핵분열이 일어나기 때문에 계속 냉각수를 공급해야 한다는 것

다. 과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냉각수를 주입하지 못해 발생했다. 또 러시아

군이 격납 건물의 콘크리트를 관통하는 미사일이나 포탄을 사용하면 바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 세계 어느 원전도 안전 설계에서 이 같은 군사공격에 대한 대책을 고려하지는 않는다. 

 

 황일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석좌교수는 "원전을 공격해 사고가 생기면 소규모 핵무기를 쓰는 것과 

같은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탄소 중립을 위해 원전이 확대되는 만큼 전 세계가 원전에 대한 공격은 

하지 말도록 국제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IAEA는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원전 장악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이사회 35국 중 26국의 찬성을 

받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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