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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길· 바닷 길· 돈 받을 길 막혔다… 中企 '우크라 사태'에 발 동동

하늘 길· 바닷 길· 돈 받을 길 막혔다… 中企 '우크라 사태'에 발 동동

                                             조선일보. 발행일: 2022.03.09. 김강한 기자.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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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HMM 등 러시아行 화물 예약·경유 중단

 

 25년째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컬러 강판을 수출해 온 A중소기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거래 

대금 500만달러(약 61억원)를 받지 못할까봐 애를 태우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선수금 일부를 받고

300만달러어치 물량을 우크라이나로 납품했고, 나머지 200만달러어치를 이달 중순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루마니아 항구에 보낼 예정이다. 

 

 회사 대표는 "국경 출입이 봉쇄돼 제품을 우크라이나로 바로 보낼 수도 없는 데다 거래 대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인근 국가들에 수출을 해오던 국내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눈덩

이처럼 커지고 있다. 항공·해운 물류망이 막혀 물건을 만들어 놓고도 수출을 못 하고 있는 데다, 현지 

화폐 가치가 폭락하면서 막대한 환손실을 떠안아야 할 처지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돼 대금 회수도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러시아 사태로 인한 피해를 다른 곳에서 만회할 여지가 있지만 

러시아와 인근 지역에서만 사업을 펼쳐온 중소기업들은 이번 사태가 촉발한 유동성 위기로 폐업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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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사태로 존폐 기로 놓인 중기

 

 5년 전 러시아에 진출해 유통업을 시작한 허모씨는 최근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큰 손실을 보고 있다. 

 허씨는 한국에서 주문·제작한 전자부품·화장품을 항공편에 러시아로 운송한 후 현지 기업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는 달러로, 러시아에선 루블화로 각각 계약을 하는데 달러당 루블화 환율이 폭등하면서 

팔수록 손해를 보는 것이다. 허씨는 "당초 계약 당시에는 대금 약 12만 달러(880만 루블)를 받아서 2만 

달러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환율 변동으로 약 6만7000달러밖에 받지 못하게 됐다"면서 

"한국 업체에 값을 치르고 나면 오히려 3만3000달러의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 재가동 일정이 불투명해진 것국내 중소 협력업체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일 가동을 중단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당초 9일 가동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

나 침공 이후 현지 물류난이 심해지면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어 재가동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연간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러시아 수출 물량 대부분을 상트페테르

부르크 공장에 납품하고 있는 국내 중소 부품 업체 200여 곳도 대금을 제때 못 받아 도산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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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류난 장기화에 중기 고충 가중

 

 중소기업들의 숨통이 트이려면 우선 물류망이 회복돼야 하지만 러시아발 물류난은 장기화할 조짐이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은 지난 2일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행 화물 예약을 중단했다. HMM 관계자는 "

동안 유럽행 선박에 상트페테르부르크행 화물도 같이 실어서 선사를 통해 러시아로 옮기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이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면서 "극동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와 보스토치니행 노선 운항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 화물노선도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모스크바~프랑크푸르트~인천 노선과 인천

~모스크바~암스테르담~스톡홀름~인천 화물 노선을 운항해왔는데 지난 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모스크

바를 경유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6일부터 20일까지 유럽행 화물 노선 3개의 모스크바 경유를 

중단했다. 

 

 국제 유가가 연일 급등하는 것도 악재다. 유류비 인상은 해운·항공 운임 인상으로 이어져 중소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커지게 된다. 해운 업계는 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항공업계는 약 30%

나 된다. 

 

 중기중앙회 국제통상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물류비가 이보다 더 오른다면

러시아 사업을 하고 있는 중기뿐 아니라 중기 업계 전체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줄도산 사태를 막으려면

중소기업에 대한 선제적이고 과감한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 중단되고 있는 對러시아 수출 물류망

[그래픽] 러,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소기업 피해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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