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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소방(消防)

[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소방(消防) 

                                        조선일보. 발행일: 2022.03.15.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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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3세기에 물 펌프 개발… 로마 공화국 때는 돈 내야 불 꺼줬어요

 

 건조하고 바람이 잦은 늦겨울부터 초봄까지 산불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때마다 산불 진화 작업이 이뤄지죠. 불을 끄는 소방(消防)의 역사를 알아볼까요?

 

 세계 최초 소방 기록이 남아 있는 곳은 기원전 3세기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입니다. 

 이 시기 발명가이자 수학자였던 크테시비우스가 피스톤 원리를 이용한 펌프를 개발했는데요. 

 펌프로 끌어당긴 물을 노즐을 통해 뿌리는 구조였다고 해요. 이 펌프를 이용해 알렉산드리아에 소방대가 

조직됐죠. 

 

 로마 공화국 말기에는 '소방 사업'이 등장했어요.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함께 '1차 삼두(三頭) 정치'의 

주인공이었던 마르쿠스 리키니우스 크라수스는 건물에 불이 나면 건물주에게 소방 비용을 받거나 화재

가 난 건물을 값싸게 매입한 뒤 소방대를 투입해 화재를 진압했죠. 

 

 그러고는 건물을 수리해 팔아서 차익을 남겼는데, 사업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소방 비용을 내지 않거나 

건물을 싸게 팔지 않으면 불을 꺼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공공 목적의 소방관은 2차 삼두 정치를 거쳐 옥타비아누스가 원로원에서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를 얻고 

사실상 로마 황제로 군림하면서 등장했어요. 

 

 '비길레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일종의 경비대였는데요. 야간 순찰·경비 등을 담당한 준군사 조직이었

지만, 소방관 역할도 했다고 합니다. 

 

 13세기 프랑스에서는 왕립 야간 경비대와 시민 경비대가 소방 임무를 맡았어요. 영국에서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의 '런던 대공습'에 따른 피해가 극심해지자 민간이 아닌 국가가 소방 업무를 담당하는 

체제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시대에 '금화(禁火) 제도'가 등장했어요. 불을 끄기보다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도였어요. 불이 났을 때 방화범이나 관련 책임자를 처벌해 함부로 불을 내지 못하게 했던 거죠. 조선 

건국 이후에는 금화도감·멸화(滅火)군 등을 둬서 소방 업무를 맡도록 했답니다. 

 

 한국의 근대적 소방 제도는 갑오개혁(1894~1895) 때 정비됐어요. 경무청에서 경찰과 소방 업무를 

관할하게 하고, 궁궐 안에 소방졸(消防卒) 60여 명소방 펌프 4개를 설치한 거죠. 1908년 서울에 상수

도가 설치된 이후에는 건물마다 소화전을 두도록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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