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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거대 망원경

[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거대 망원경 

                                                조선일보. 발행일: 2022.04.05. 이지유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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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지름 24.5m) 망원경… 한국 등 6국이 만들어요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 망원경이 129억 광년 떨어져 있는 별을 찾아냈대요. 

 이 별은 지금까지 관측된 별 중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요. 렌즈 지름이 2.4m인 허블 우주 망원경

원경인데요. 작년 12월에는 렌즈 지름이 6.5m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발사되기도 했답니다. 

 우주가 아닌 지구상에는 어떤 망원경이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망원경

 

 1만 원권 지폐 뒷면을 보면 오른쪽 아래로 희미하게 구조물이 보이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연구용 망원경인 '보현산 1.8m 광학 망원경'입니다. 렌즈 지름이 1.8m

라는 의미예요. 이 망원경은 경북 영천에 있는 해발 1124m 보현산에 있어요. 

 

 광학 망원경이란 우주에서 오는 가시광선을 관측한다는 뜻이에요. 가시광선은 인간이 볼 수 있는 빛을 

이르는 말이고요. 우주에서는 가시광선 외에도 자외선·적외선·전파가 대기를 뚫고 오는데, 이 빛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요. 

 

 다른 나라에는 지름이 10m인 망원경도 있어요. 하와이 빅아일랜드에 있는 해발고도 4200m 마우나케아

에는 '켁'이라는 이름의 천문대가 있어요. 여기에는 렌즈 지름이 10m인 '켁 망원경' 두 개가 세워져

답니다. 현재 지구에서 가장 큰 망원경이에요. 

 

 천문학자들이 이렇게 큰 렌즈를 가진 망원경을 만드는 이유는 뭘까요? 렌즈가 클수록 우주에서 오는 빛

을 많이 모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망원경의 렌즈는 동공과 같아요. 빛을 받아들여 모으는 커다란 판인 

거지요. 

 

 이 판이 평평하면 우주에서 오는 빛이 그대로 반사돼 우주로 돌아가 버릴 거예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을 오목하게 만들어 빛을 한곳에 모아요. 이때 빛이 모이는 점을 초점이라고 하고, 이런 렌즈를 '오목렌

즈'라고 해요. 

 

 켁 망원경처럼 렌즈의 지름이 10m에 이르면 여러 문제가 생겨요. 렌즈는 유리로 만들었기 때문에 렌즈

비스듬히 누워 있을 때는 중력으로 가장자리가 내려앉아 초점이 맞지 않고, 세로로 서 있을 때도 가장

자리가 휘어 초점이 맞질 않아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렌즈 뒤에 지지대 수백 개와 모터를 붙이고 이를 컴퓨터로 연결해 커다란 렌즈가 

항상 같은 모양을 유지하도록 하지요. 이를 '적응 광학'이라고 해요. 오늘날 지구에 있는 커다란 망원경

은 모두 적응 광학 기술을 이용해 만들었어요. 그래서 우주 어디를 보든 깨끗한 상을 얻을 수 있어요. 

 

하와이에 큰 망원경이 있는 이유

 

 망원경을 하필 하와이에 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천문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요. 첫째 조건은 맑은 날이 많아야 한다는 거예요. 망원경이 아무리 좋아도 구름이 끼면 잘 보이지 

않아 소용이 없기 때문이죠. 마우나케아는 1년 중 약 10개월이 맑아요. 산이 높아 구름이 대부분 꼭대기

보다 아래에 생기기 때문이에요. 

 

 둘째 조건은 높아야 한다는 거예요. 높이가 4200m인 마우나케아에는 공기가 해수면의 절반밖에 없어

요. 그만큼 별빛이 대기를 덜 통과하기 때문에 많이 흩어지지 않아요. 대기 중 공기 분자는 빛을 흡수한 

다시 내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빛의 산란(散亂·여러 방향으로 흩어짐)이 일어나요. 

 

 천문학자들은 별빛이 공기의 방해를 덜 받고 망원경 렌즈에 도달하기를 바라겠죠. 그래서 "공기는 숨 쉴 

때 말고는 쓸모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한답니다. 

 

 천문대를 짓는 데 필요한 마지막 조건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잡광(雜光)을 없애

고자 함인데요. 도시의 건물에서 나오는 불빛이나 자동차에서 나오는 빛 등은 약한 별빛을 가려 관측을 

어렵게 만들어요. 이처럼 천문대 하나를 지을 때에도 천문학자들은 공기와 잡광의 방해를 없애려고 애를 

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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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예정인 지상 최대 망원경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지상 최대 망원경 이야기를 할게요. 칠레 아타카마주에 있는 라스 캄파나스에

서는 지름이 24.5m인 거대 마젤란 망원경(Giant Magellan Telescope·GMT)이 망원경이 들어갈 천문

대가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칠레가 땅을 제공하고, 미국·호주·브라질·이스라엘과 우리나라가 함께 망원경

을 만들고 있어요. 

 

 라스 캄파나스는 '종'이라는 뜻으로, 이곳에서 나는 돌을 망치로 치면 종소리가 나서 그런 이름이 붙었어

요. 돌에서 종소리가 나는 것은 암석에 철분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인데요. 덕분에 지반이 튼튼해 천문대

를 지어도 흔들릴 염려가 없어요. 

 

 아직은 지름이 24.5m인 렌즈를 한 장으로 만들 기술이 없어서 지름 10m인 렌즈 7장을 만들어 벌집 

모양으로 붙일 예정이에요. 렌즈는 미국에서 만들고 있고, 현재 5개를 완성한 상태예요. 우리나라는 망원

경에 붙일 분광기를 만들고 있는데, 분광기란 우주에서 오는 빛을 파장별로 나누는 기계를 이르는 말이에

요. 

 

 GMT가 완성되면 우리나라는 한 달 정도의 관측 일을 받아서 관측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천문학 공부를 하고 박사가 된 후 연구할 때 지구상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망원경을 쓸 수 있는 거지요. 

 지구에서 가장 우수한 연구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랍니다. 

 

[그래픽] 2.4m 허블 우주 망원경 / 하와이 마우나케아의 10m 켁 망원경

[그래픽] 칠레의 24.5m 거대 마젤란 망원경 / 보현산 1.8m 광학 망원경

 

[망원경은 왜 클수록 좋은가요?]

 

 망원경 렌즈가 클수록 별빛을 더 많이 모을 수 있어요. 비 오는 날 작은 컵과 욕조를 마당에 내놓고 

한 시간쯤 기다리면 욕조에 모인 물이 당연히 더 많겠지요? 망원경도 이와 같아요. 망원경 렌즈가 크면 

멀리 있는 별에서 오는 광자(빛)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그 별을 더 또렷이 볼 수 있는 거예요. 

 

 망원경이 작으면 모을 수 있는 광자가 적어 이것이 별에서 온 빛인지 정확히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큰 망원경을 만들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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