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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앞당긴 '로봇 일자리 시대' 2

[Cover Story] 팬데믹이 앞당긴 '로봇 일자리 시대' 2 

                                                           조선일보. 발행일: 2022.04.22.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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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십니까, 로봇과 일자리 싸움 가장 치열한 나라는 한국

 

▶ B7면에서 계속

 

 서준호 한국기계연구원 연구팀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해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의 코와 입에서 검체

를 채취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 목표는 ‘완전자동 

검체 채취 로봇’이다. 

 

 사람이 자리에 앉으면, 로봇이 스스로 알고리즘을 통해 계산해서 사람의 코에 면봉을 넣고 검체를 채취

하는 것이다. 서준호 연구원은 “앞으로 다른 종류의 전염병이 발생해도 쓸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빨라진 무인화 속도

 

 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지만, 업종별로 그 속도와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 등은 지난 2013년 ‘고용의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702개의 직업군을 

분석자동화와 기술 발전으로 20년 이내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가장 가능성이 큰 직종 가운데 하나는 물류·창고 관련 분야였다. 

 

 약 8년이 지난 현재 실제 물류·창고 업무는 상당 부분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 집계

에 따르면, 2020년 전체 판매 대수(13만1800대) 가운데 4만4000여 대가 운송·물류와 관련된 로봇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만3000대)보다 30% 늘었다.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현재 전 세계 물류 센터에 로봇을 35만대 이상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아마존닷컴에서 물건을 사면, 로봇은 해당 제품위치한 보관 포트를 찾아 이를 담당 직원에게 옮겨준

다. 로봇은 이동식 바닥의 바코드를 읽으면서 길을 찾아간다. 

 

 로봇이 보관 포트를 끌고 오면 직원의 작업장 스크린에는 담아야 할 제품의 사진과 수량이 표시된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 매사추세츠 3만2000㎡(약 9700평) 부지에 ‘로보틱스 이노베이션 허브’라는 공간

도 조성했다. 

 

 이곳에는 로봇 개발 연구소와 로봇 제조 설비 등이 들어서 있다. 생산한 로봇은 전 세계 아마존 물류 

센터로 투입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지금까지는 로봇이 인간 수준의 시각적 인식과 손재주를 요구하

는 적재 작업을 할 수 없어서 사람을 고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바뀔 것”이라며 로봇이 사람을 전면 대체

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심지어 사람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평가된 분야에서도 로봇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옥스퍼드 ‘고용

의 미래’레크리에이션을 활용한 치료처럼 정신적 질환을 돌보는 직업을 ‘사라질 가능성이 낮은 직

업’으로 분류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강제 격리 등으로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늘면서 이들을 돌보는 로봇 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스라엘 로봇 기업 ‘인튜이션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엘리큐’는 고령자에게 의사 상담

과 약물 복용 시간 알림, 음악과 동영상 추천 등의 업무를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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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자가 로봇을 통해 가족이나 간병인에게 연결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용자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느

꼈던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감을 줄일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로봇 회사 톰봇이 개발한 로봇 

‘제니’는 반려견 가운데 한 종류인 골든 레트리버를 모방했다. 주인이 만지면 꼬리를 흔들고 주인의 지시

에 따라 움직이는 등 실제 강아지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 

 

 반면 예상보다 대체 속도가 더딘 분야도 있다. ‘고용의 미래’ 보고서는 회계사가 20년 안에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업종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2017년 한국고용정보원이 인공지능과 로봇 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로봇과 인공

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 1위로 회계사(22.1%)가 꼽혔다. 단순 회계 업무는 로봇이 

처리할 수 있지만, 변화하는 법과 제도 등 상황에 맞게 복잡한 재무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 여전히 

로봇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인난이 무인화 앞당긴다

 

 로봇에는 일자리 잠식이라는 꼬리표가 늘 붙는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2020년 “인공지능(AI)과 

로봇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은 새로운 세대의 스마트 머신이 기존 인간 직업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가능

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들이 데이터 입력이나 행정 업무 등에 사람이 아닌 기술을 활용하면서 일자리 창출이 둔화하고 일

자리 파괴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까지 약 7500만개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될 것이며, 기계

와 인간이 수행하는 업무의 비율이 30대70에서 50대50으로 동등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대런 애스모글루 MIT 교수 등이 내놓은 ‘로봇과 일자리’ 보고서미국에서 근로자 1000명당 로봇이 한 

대씩 추가될 때마다 임금이 0.42% 감소하고, 고용률도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스모글루 교수“인공지능 자동화 로봇 하나일자리 3.3개를 대체한다”며 “인공지능을 사람의 

새로운 과제를 찾고 해결하는 일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촉발된 구인난과 임금 상승이 무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령 미국 

아마존과 코스트코는 최저 시급을 15달러에서 각각 18달러와 17달러로 올렸는데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업 재무 담당자에게 물었더니 3분의 1이 직원 구하는 게 여의치 않아 

근로자를 대체할 로봇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미국 멕시칸 음식 체인 ‘치폴레’는 구인난 해결을 

위해 간판 메뉴인 토르티야칩 제조를 로봇에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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