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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과 美의 국민은 왜 히틀러와 트럼프를 선택했나.

獨과 美의 국민은 왜 히틀러와 트럼프를 선택했나. 

                                                          조선일보. 발행일: 2022.04.23.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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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마르 제왕적 대통령 힌덴부르크, 좌파 사민당 내치고 나치와 협력

히틀러 총리 임명, 독재 가능케 해 "나치, 독일 엘리트와 결합해 집권"

비논리적 주장 펼쳤던 트럼프, 그와 손잡고 집권한 공화당과 비슷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벤저민 카터 헷 지음|이선주 옮김|눌와|428쪽|1만9800원

 

 가장 선진적인 헌법으로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시초로 꼽히는 바이마르 공화국은 왜 히틀러로 귀결됐는

가. 제왕적 대통령의 욕망, 가치를 저버리고 세(勢) 불리기에만 여념 없었던 우파, 붕괴한 사법시스템이

낳은 참사였다고 미국 뉴욕시립대 역사학과 교수는 진단한다. 

 

 원제 '민주정의 죽음(The Death of Democracy)'이 드러내듯 이 책은 바이마르 공화국(1919~1933년) 

민주주의 붕괴에 대한 사례 연구다. 저자는 "바이마르 민주주의의 종말은 갈수록 음모론과 비합리성에 

치우치는 문화 속에서, 나치가 엘리트들의 복잡한 이기주의와 결합한 결과"라고 본다. 

 

 흔히 나치 발흥의 원인으로는 굴욕적인 베르사유 조약과도했던 전쟁 배상금, 그리고 대공황이 꼽힌

다. 하지만 저자는 역사의 타래를 풀어가며 "히틀러가 권력을 차지하는 데는 분노와 증오만큼 계산 착오와

근시안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한다.  

 

 먼저 파울 폰 힌덴부르크 대통령의 노욕(老慾)과 오판을 꼽을 수 있다. 그는 독일 육군 원수 출신으로 

1차 대전 전쟁 영웅이었다. 그는 1925년 총리 임명권과 의회 해산권을 가진 제왕적 대통령에 당선됐다. 

 7년 임기를 마치고 1932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나날이 인기가 떨어졌다. 

 

 그는 '국민 통합'을 꿈꿨지만, 좌파라고 경멸했던 독일사회민주당과는 연정을 꾸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파 연정을 꿈꾸며 멀쩡한 내각을 해산했지만, 이미 국민은 그에게서 등을 돌린 뒤였다. 

 

 나치 없는 우파 연합은 불가능했다. 결국 그는 평소 '말을 섞을 수 없는 오스트리아 졸병'이라고 불렀던 

히틀러에게 총리를 맡기게 됐다. 

 

 저자는 힌덴부르크가 '평판 관리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고 평가한다. 그는 "힌덴부르크는 히틀러가 정치

적 분열을 극복하고 자신의 명망을 지켜줬다 믿으면서 평온하게 눈을 감았다"며 "사실 힌덴부르크는 

히틀러를 총리로 임명하면서 그렇게 노심초사하며 지키려고 했던 명망을 분명히, 그리고 영원히 망쳐버렸 

다"고 했다.  

 

 당시 독일 우파라 할 수 있는 자본 계급과 군부는 더 권위적인 독일을 원했다. 1928년 독일 임금은 10% 

올랐지만 생산성은 도리어 떨어졌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재정 지출을 줄이고, 임금을 낮추고, 규제를 완

화하라"고 했다. 사회민주당과 공산당은 눈엣가시였다. 

 

 군대는, 베르사유 조약을 무시하고 군사력을 늘릴 정부라면 누구라도 좋았다. 그 결과 이들은 사회민주당

을 배제하고 나치와 협력하는 길을 택했다. 나치는 언제든 쓰고 버릴 수 있는 카드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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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부는 사실상 붕괴한 상태였다. 히틀러는 1923년 베를린 맥주홀 폭동을 일으켰다. 내란죄였다. 15년

형 이상으로 처벌받아야 했고, 오스트리아 시민인 히틀러는 국외 추방됐어야 했다. 하지만 히틀러는 고작

9개월 옥살이를 했고, 1차 대전에 독일군으로 입대했었다는 이유로 추방되지도 않았다. 히틀러와 나치 

돌격대는 이후로도 갖은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 

 

 그렇게 만들어진 틈새를 히틀러와 나치가 열어 젖혔다. 1차 대전은 전황이 유리했는데 '내부의 배신자' 

때문에 패배했다는 '가짜 뉴스', 가난은 일자리를 빼앗아간 유태인 때문이라는 '혐오'를 실탄으로 썼다. 

 

 그리고 히틀러는 끊임없이 자신이 독일을 구원하겠다고 사람들을 현혹했다. 저자는 "사람들이 히틀러에

게 빠진 것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어지러운 문제들에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력한 확신 때문이었다"고 했다. 

 

 흔히 나치의 권력 장악은 남의 일처럼, '멍청한' 독일인들의 실수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가 들려주는

1930년대 풍경은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와 묘하게 겹친다. 

 

 2017년 미국에서 나온 이 책이 인기를 얻었던 이유다. 굳건하다 믿는 한국 민주주의 제도 역시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던진다.  

 

 무수한 독일 정치인과 정당명이 등장하지만 100페이지만 넘겨보길 권한다.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정치 스릴러와 겨뤄도 밀리지 않는 흡인력을 발휘한다. 그것이 역사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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