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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재미있는 과학]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조선일보. 발행일: 2022.02.22.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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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초 차이로 갈리는 승부… 원심력 제어가 핵심이죠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지난 20일 폐막했어요. 0.001초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경기가 많은 인기를 끌었지요. 눈 깜짝할 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과학기술의 원리가 선수들의 장비, 복장, 신체 등 곳곳에 숨어 있답니다. 

 공기저항, 원심력, 얼음의 마찰력 등 속도를 방해하는 요소를 선수들이 어떻게 극복하는지 알아볼까요? 

 

공기저항 최소화한 경기 복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직후 약속이나 한 듯 상의 지퍼를 내리는 모습을 TV 중계로 

봤나요? 반면 쇼트트랙 선수들에게선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지요. 왜 그런 걸까요? 

 

 공기 중에서 움직이는 모든 물체는 공기의 저항을 받아요. 물체의 운동 속도가 빨라질수록, 공기와 닿는 

면적이 넓어질수록 공기저항이 커져 스피드 내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피부

에 착 달라붙는 가벼운 고탄성 고무 재질 경기 복을 입어 공기저항을 줄여요. 공기와의 마찰 면적을 줄여 

저항력을 낮추면 더 빠른 속도로 주행할 수 있어 기록 단축에 유리하기 때문이에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최대한 허리를 굽혀 주행해요. 공기와 닿는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죠

 경기복도 자연스럽게 허리를 굽혀 달릴 수 있도록 'ㄱ'(기역)자 형에 가깝게 90도로 꺾어 만들어요. 

 

 대신 허리를 펴면 온몸이 조이며 불편해지기 때문에 경기를 마치고 지퍼를 내리는 거예요. 

 

 반면 쇼트트랙은 직선 구간이 28.85m로 스피드스케이팅(100m 이상)에 비해 짧고, 곡선 구간이 많아 

코너링을 자주 해야 해요. 그래서 다른 선수들과 충돌이 잦고 넘어지기 쉬워 스케이트 날에 베이거나 

찔릴 위험이 크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방탄조끼를 만들 때 쓰는 특수 소재 경기 복을 입는답니다. 

 

 두 경기 모두 경기 복 표면에 미세한 돌기들이 있는데요. 표면이 매끄러운 옷을 입고 빠르게 달리면 

공기가 몸에 부딪힌 뒤 뒤로 밀려 기류의 소용돌이가 발생해요. 그러면 몸을 뒤로 잡아끄는 현상이 생겨

달리는 것을 방해하죠. 돌기가 몸에 부딪히는 공기의 방향을 분산시켜 사방으로 흘러가도록 만들기 때문

에 이런 현상을 방지할 수 있어요. 

 

쇼트트랙 스케이트 날의 비밀

 

 쇼트트랙 경기에서 선수들은 트랙을 왼쪽에 두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달립니다. 트랙 구간은 111.12m

로 스피드스케이팅(400m)에 비해 짧아요. 곡선 구간은 48%(53.41m) 정도이지만 시합에서 선수가 곡선 

형태로 질주하는 거리의 비율은 실제로는 80~90%나 돼요. 곡선에서 속도를 내기 위해 직선 구간에서

부터 곡선으로 움직이기 때문이에요. 원심력과 구심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곡선 주행이 쇼트트랙의 승패

를 결정하는 거지요. 

 

 원심력은 물체가 원운동을 할 때 원 궤도의 중심에서 바깥으로 나가려는 힘(관성력)을 말해요. 속도가 

빨라질수록 원심력의 크기는 커지죠. 반대로 구심력이란 물체가 바깥으로 못 나가게 원의 안쪽으로 잡아

당기는 힘을 말해요. 선수들이 트랙을 돌 때 이 구심력을 원심력보다 크게 해야만 트랙의 곡선 구간을 잘 

돌아나갈 수 있죠. 

 

 이를 위해 쇼트트랙 선수의 스케이트 날은 부츠 한가운데에서 약간 왼쪽에 붙어 있고, 날 자체도 왼쪽

(선수들이 곡선 구간을 도는 방향)으로 미세하게 휘어져 있어요. 몸을 트랙 안쪽으로 쉽게 기울일 수 있

도록 하기 위해서죠. 쇼트트랙 선수들이 왼손으로 빙판을 짚고 최대한 몸을 기울여 무게중심을 안쪽으로

쏠리게 하는 것도 구심력을 높이기 위해서죠. 이때 스케이트 날도 최대한 기울인 채 빙판을 밀어내면서 

원심력을 극복한답니다. 

 

허벅지 힘이 가장 중요해요

 

 스케이트 날 등에 의존하는 것은 어느 나라 선수든 비슷해요. 원심력을 제어하고 구심력을 높이기 위해선 

선수들의 굵은 허벅지가 승부를 가리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말이 있어요. 스케이트 날로 빙판을 강하게

밀어내면서 구심력을 높이는 데 허벅지만큼 중요한 건 없다는 거죠. 허벅지 근육은 인체 근육의 3분의 2

를 차지할 만큼 양이 많아요. 

 

 근육은 에너지원이 되는 글리코겐의 저장소 역할을 하기 때문에 허벅지가 굵을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폭발적인 힘을 쓸 수 있어요. 이번 올림픽 1500m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정 선수의 

굵은 허벅지도 화제가 됐었죠. 

 

[스피드스케이팅, 마찰력을 줄여라]

 

 마찰력이란 두 물체의 표면이 서로 맞닿아 있을 때 접촉면에서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힘을 말해요. 

바닥과 물체의 접촉면이 거칠고 넓을수록 마찰력이 커지고 마찰력이 클수록 운동을 방해하는 힘이 커지기 

때문에 속도는 더뎌져요. 직선 구간에서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한 스피드스케이팅은 스케이트 날이 

일자로 곧고 길게 뻗어 있으면서 폭은 좁고 날렵하지요. 얼음과 접촉면을 줄여 마찰력을 줄이고,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랍니다. 

 

 스케이트 날이 부츠에 고정돼 있지 않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날의 뒷부분이 분리됐다가 다시 붙는 

'클랩 스케이트'는 날이 빙판에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빙판에 계속 힘을 가할 수 있어] 스피드를 높이는 

데 유리해요. 또 날과 빙판의 마찰로 접촉면의 얼음이 얇게 녹아 얼음이 미끄러워지기 때문에 더 빨리 달릴

수 있답니다. 

 

[그래픽]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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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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