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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초월 명창 판소리, 철현금 음원 60년 만에 빛 봤다.

박초월 명창 판소리, 철현금 음원 60년 만에 빛 봤다. 

                                                           조선일보. 발행일: 2022.03.31.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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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영 국악 컬렉션' 공개, 광복 후 국악사 귀중한 자료

 

 한국의 대표적 여류 명창 박초월(1916 ~1983)의 '심청가'와 창작 판소리 '유관순가', 한국 최초의 

철현금(鐵絃琴) 산조 음원, 경서도(경기와 서도) 소리 명창 장국심의 민요와 타령, 국창(國唱) 임방울

(1905~1961)의 판소리 '수궁가'와 '적벽가'까지. 국악계 후원자 방일영(1923~ 2003) 전 조선일보 

고문이 소장하고 있던 미공개 음원들이 반세기 만에 빛을 보았다. 

 

 "광복 이후 한국 국악사의 빈칸을 채워줄 귀중한 자료들"(유영대 국악방송 사장)이라는 평이다.

 

 이 음원들은 1950~1960년대 방 고문이 국악 명인·명창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릴 테이프 등으로 직접 

녹음한 것이다. 테이프 8개 분량으로 판소리와 민요, 가야금·철현금·대금 산조 등 성악과 기악 전 분야

를 아우르고 있다. 

 

 자료를 검토한 김헌선 경기대 교수는 "당대 최고의 예인(藝人)들이 서로 격려하고 고무하면서 노래하고

연주했던 광복 이후의 국악 자료들이 반세기 넘어서 공개된 셈"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와 국악방송은 방일영 고문의 국악 컬렉션을 온라인과 방송을 통해서 대중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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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방일영 전 조선일보 고문의 국악 컬렉션은 "광복 이후 국악사에서 공란으로 남아 있던 부분을 

채워줄 귀중한 자료"(유영대 국악방송 사장)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박초월 명창의 경우, 현재 춘향가

와 수궁가 음반은 남아 있지만 창작 판소리 '유관순가' 녹음이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명창은 김소희·박귀희 명창 등과 더불어 당대 최고의 여성 명창으로 꼽혔으며 여성국악동호회와 

한국민속예술학원(현 국립전통예술고)을 함께 설립했다. 대한민속예술원과 국악협회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박 명창의 유관순가는 현존 최고(最古)의 녹음으로 꼽힌다. 박 명창이 특유의 피 끓는 고음으로 '대한

독립만세'를 열창하는 대목도 생생하게 담겼다.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은 "유관순가를 비롯해 창작 판소리 '열사가'를 작곡한 박동실(1897~1968) 

명창이 6·25전쟁 당시 월북했기 때문에 1980년대 해금 이전에는 자유롭게 열사가를 부르기 힘들었다"

면서 "해금 이전의 음원이라는 점에서도 사료적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자료들을 검토한 김헌선 경기대 교수도 "특히 음원 중간에 심청가에서 유관순가로 넘어가는 대목에서

는 나라를 잃은 내력과 현장 녹음 계기 등 박 명창의 멘트가 직접 담겨 있어서 생생한 현장감이 살아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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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공개된 '철현금 산조' 역시 현존 최고(最古) 녹음이다. 철현금은 1940년대 김영철(1920~1988) 

명인이 거문고와 기타의 장점을 살려서 고안한 현대적 국악기의 일종이다. 철현금 전문 연주자인 류경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국악 고유의 멋스러움과 서구의 세련미를 고루 갖추고 있어서 21세기에도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 악기"라고 설명했다. 

 

 이 녹음 역시 김영철 명인이 직접 연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교수는 "현장 녹음인 이 음원을 들어보면 

가야금 산조를 먼저 연주한 뒤 철현금 산조로 넘어가는 특별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면서 "즉흥성을 내

세우는 산조 본연의 특징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철 명인의 기존 철현금 산조 음원은 25분 안팎이었지만, 이번 공개된 음원은 33분에 이른다. 

 이 때문에 향후 연구와 실제 연주의 1차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 교수는 "철현금 산조의 변모 과정을

살필 수 있는 보물 같은 자료"라고 말했다. 

 

 임방울(1905~1961) 명창의 '수궁가'와 '적벽가'는 한갑득 명인의 거문고 반주로 녹음된 것이 특징

다. 고음반을 재녹음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 명창은 일제 강점기에 나라 잃은 겨레의 설움을 온몸으로 

노래해서 '국창'으로 불렸다. 

 

 방 전 고문은 임 명창의 음악 세계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후원한 '지음(知音)'이었다. 1961년 국악

인장으로 치른 임 명창의 장례식 때는 방 전 고문에 대한 우의의 표시로 조선일보사 앞에서 상여를 멈추고

영결식을 거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경서도소리 장국심 명창 등이 부른 '방아타령' '한강수타령' '박연폭포' 음원들도 이번에 공개됐다. 

 김 교수는 "민요 가창자를 비롯해 판소리 명창, 대금 명인 등 당대 최고의 예인(藝人)들이 서로 격려하

고 고무하면서 노래하고 연주했던 광복 이후의 국악 자료들이 60여 년 만에 공개된 셈"이라며 "꾸준하게

국악을 후원하고 전통을 가꿔 왔던 애정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와 국악방

송은 방일영 고문의 국악 컬렉션을 온라인과 방송을 통해서 대중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그래픽] 60여 년 만에 공개되는 '방일영 국악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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