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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의 제재·푸틴 공포정치에… 러 국민 수만 명 '엑소더스'

서방의 제재·푸틴 공포정치에… 러 국민 수만 명 '엑소더스' 

                                                     조선일보. 2022-03-12. 유지한 기자.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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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후 러시아인 이주 급증 "2만5000명은 조지아에 이미 입국"

글로벌 기업 철수, 카드 사용 막히고 올해 러 GDP 증가율은 -15% 전망

스탈린 체제 부활 우려해 급히 탈출… 국내외서 반전 시위는 갈수록 커져

 

 러시아의 웹 콘텐츠 제작자 엘레나(31)는 지난 이천십팔년부터 모스크바에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

앤비로 아파트를 임대해 최근까지 매달 1000달러(약 123만원)가 넘는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업체인 에어비앤비가 항의의 뜻으로 

러시아 지역 영업을 중단하자 예약이 뚝 끊겼다. 국제 보이콧에 동참한 페이스북·트위터 등 서방 소셜미디

어와 중국의 틱톡도 사용할 수 없어 콘텐츠를 올릴 공간도 사라졌다. 결국 엘레나는 지난주 남편과 함께

터키로 떠났다. 서방의 제재가 계속되는 한 모스크바에서 더 이상 생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서도 자국민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 경제 매체 포천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서방의 경제적 제재러시아 당국의 공포 정치를 벗어

나기 위해 러시아를 탈출하거나 도피하는 시민이 많다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를 떠난 사람이 최대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

된다. 조지아 2만5000명, 핀란드 4만4000명, 이스라엘 1400명 등 인접국으로 떠난 러시아인들의 수를 

바탕으로 간접 추산한 수치다. 이 중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과거의 스탈린 체제가 사실상 부활한 것

으로 보고 조국을 등진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말 구글에서 '이민'이라는 단어 검색이 급증했고, 러시아인들이 출국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널이 다수 개설됐다"고 전했다. 

 

 북미와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러시아 항공기의 이·착륙과 비행을 금지하자, 평소 334달러(약 42만원)였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편도 항공권 가격이 4006달러(약 490만원)로 치솟았다. 이마저도 

매진 상태다. 

 

 미 NBC방송은 "푸틴 정권 아래 '신(新) 철의 장막'을 우려하는 러시아 국민들이 점점 강도를 높여가는 

탄압을 피해 떠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 사업을 접고, 각종 신용카드 및 전자 

결제 서비스 사용도 어려워지면서 일상 경제 활동에 심각한 타격이 본격화하자 외국으로 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 개시 후 러시아의 전망은 갈수록 암울해지고 있다. 국제금융협회는 올해 러시아의 전년 대비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기존 예측치 3%보다 18%포인트 낮은 -15%로 전망했다. 

 

 러시아 인재들이 고국을 떠나면서 '두뇌 유출' 우려도 러시아에서 나오고 있다. 떠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전문직 종사자이거나 언론인, 문화계 인사라고 WSJ가 전했다. 안드레 코레스니코브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에서 자신의 미래가 없다고 느끼는 양질의 노동력이 더 많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며 러시아 안팎에선 반전(反戰)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와 뉴스를 틀어막고 있지만, 인터넷 공간까지 통제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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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심지어 외국에 있는 친척들과 연락을 통해 러시아에 '진실

한 정보'가 스며들고 있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러시아어판 텔레그램 계정을 만들고, 러시아 시민을 

상대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러시아 내 반정부 단체 '팀나발니'가 모스크바 시민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이튿날(지난달 25일)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러시아는 침략자'라고 응답한 시민이 29%로, '해방군'(31%)이나 '평화 유지

군'(25%)이라는 시민과 비슷했다. 

 

 하지만 1주일 뒤(지난 3일) 조사에선 러시아를 침략자라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을 넘는 53%로 치솟았다.

 

 반전 시위도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반전 시위와 관련돼 체포된 사람이 

지난 2주간 1만3500명에 달했다. 

 

 정보 당국이 온라인 공간에서 '전쟁' '시위' 같은 검색어를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지만, 이들은 이모티콘 

등을 사용하며 검열을 피해 시위 참가자를 모으고 있다BBC가 전했다. 

 

 '푸시킨 광장에서 7시에 모이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시인 푸시킨 사진, 숫자 7을 

함께 올리는 방식이다. 호주와 유럽 각국에서도 러시아인들이 "조국이 부끄럽다"며 여권을 불태우며 

반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규정에 어긋난 폭력적인 발언과 정치적 표현을 일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푸틴 죽어라'와 같은 정치인을 상대로 한 발언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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