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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충성 안한다” 살아있는 권력 수사…

“사람에 충성 안한다” 살아있는 권력 수사… 사퇴 (검찰총장) 1년 만에 대통령

                                                           조선일보. 발행일: 2022.03.11.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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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이 걸어온 길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013년 10월 21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말은 당시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 팀장이던 그를 좌천으로 몰고 갔다. 하지만 9년 후 그를 대통령

으로 밀어 올린 결정적 한마디가 됐다. 현직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받았다고 밝히는 모습이 전국

에 생중계됐고, 이를 본 많은 국민이 '윤석열'이란 이름 석 자를 기억하게 됐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권에서도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등 권력 핵심부 비리 수사를 밀어붙였다. 

 집권 세력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이들의 '내로남불'에 실망한 사람들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수사하는 

그에게 지지를 보냈다. 결국 임기 4개월을 남겨두고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윤 당선인은 "국민에게만 충성

할 것"이라며 대선에 출마했고, 정치 입문 8개월여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 사람과 어울리기 좋아했던 학창 시절

 

 윤 당선인은 1960년 12월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윤 당선인은 

서울 대광초·충암중·충암고를 졸업하고 1979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윤 당선인은 사람들과 어울리기

를 좋아해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지인 경조사에는 거의 빠짐없이 참석했다고 한다. 그 바람에 1983

년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해 사법시험 준비를 본격 시작했다. 

 

 그러나 1991년 9수(修) 끝에 합격했다. 그는 "시험 직전 친구 결혼식이 대구에서 있었다. 처음에는 못 

다고 했는데 친구들 생각에 공부가 안 되더라"며 "그래서 대구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수험서를 폈는데 

심심풀이로 본 부분이 시험에 출제돼 합격했다"고 했다. 

 

◇ 특수통으로 성장한 늦깎이 검사

 

 윤 당선인은 34세에 검사로 임용됐다. 대구지검에서 시작1999년 김대중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에

서 근무하게 됐다. 윤 당선인은 그해 경찰 실세로 꼽힌 박희원 경찰청 정보국장을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했다. 

 

 2002년엔 사표를 내고 변호사로 전업했다. 하지만 "야근 때 먹던 자장면 냄새가 그립다"며 1년 만에 

다시 검찰로 돌아왔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3년 불법 대선 자금 수사팀에 합류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을 구속했다. 윤 당선인은 2011년에는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명박 대통

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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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권력 수사, 정권과의 갈등 

 

 윤 당선인은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다. 그는 그해 10월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윗선의 부적절한 수사 지휘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기 때문

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공개 항명 파동'으로 정직 1개월 징계를 받고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한직을 돌던 윤 당선인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 수사팀장을 맡으며 수사 일선으로 복귀

했다. 이후 탄핵 사태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9일 집권했다. 

 

 문 대통령은 당선 열흘 만에 윤 당선인을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했다. 윤 당선인은 이 시기 이명박·

박근혜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한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를 주도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7월 그를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히 수사하라"고 했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취임 두 달 만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비리 수사에 나섰다. 집권 세력은 "과잉 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윤 당선인은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씨 등을 구속 기소했고 조 전 장관은 취임 한 달 만에 사퇴했다. 

 

 윤 당선인은 그 뒤로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갔다. 2020년 1월 조 

전 장관 후임으로 취임한 추미애 법무장관검찰 인사와 수사 지휘 등을 두고 번번이 윤 당선인에게 제동

걸었다. 

 

 추 전 장관은 채널A 사건, 라임 로비 의혹 사건에서 수사 지휘권을 발동하고 월성1호기 수사 때윤 

당선인 직무를 배제하는 등 3차례 그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법무부 감찰을 통해 정직 2개월 징계도 

내렸다. 

 

 그러나 집권 세력이 윤 당선인을 몰아내려 할수록 그는 반문(反文)의 구심점이 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 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 정치 입문 8개월 만에 대통령 당선

 

 윤 당선인은 법원 소송 끝에 2020년 12월 말 징계 집행 정지 결정을 받아 검찰총장 직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임기 넉 달을 남겨두고 사퇴했다. 

 

 검찰을 떠나 석 달간 잠행하던 윤 당선인은 지난해 6월 29일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을 

막아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경선을 

거쳐 11월 5일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윤 당선인은 선거 캠페인 방식 등을 둘러싸고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갈등을 빚다가 지난 1월 

초 김 전 위원장과 결별했다. 윤 당선인은 이후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경선 경쟁자들과 회동

하며 '원팀'을 이뤄냈다. 지난달 초부터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물밑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 과정에서 난관이 있었지만 사전 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새벽 윤 당선인은 안 대표와 

심야 회동을 성사시켜 단일화를 이끌어냈고 결국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그래픽] 윤석열 당선인이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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