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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 2m34 훌쩍… '짝발'로 세계 정상에 서다

우상혁, 2m34 훌쩍… '짝발'로 세계 정상에 서다 

                                                           조선일보. 발행일: 2022.03.21.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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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육상 높이뛰기에서,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한국 첫 金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26·국군체육부대)이 한국 육상 사상 처음으로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정상에 섰다.

 

 우상혁은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

뛰기 결선에서 12명 선수 중 유일하게 2m34를 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한국 선수로는 2012년 터키 이스탄불 대회 이연경(허들 여자 60m) 이후 10년 만에 세계실내

육상선수권에 참가해 한국의 첫 메달을 '금빛'으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이 대회 한국 선수 최고 순위199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 남자 400m 손주일의 5위다.

 

 우상혁은 2m20과 2m24, 2m28을 모두 1차 시기에 통과했다. 2m31에서 1·2차 시기에 실패했지만 

세 번째 도전에서 바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그러곤 막혔던 혈이 뚫린 듯 2m34를 한 번에 성공하곤 포효

했다. 

 

 도쿄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를 비롯해 4명이 우상혁에 이어 2m34에 도전했

지만 3차례 도전 모두 실패하면서 우상혁의 우승이 결정됐다. 

 

 우상혁은 우승 확정 이후 지난 2월 세운 한국 기록(2m36)보다 1㎝ 높은 2m37에 도전했다. 그는 두 손을 

하늘 높이 벌려 박수를 치며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며 혼자만의 무대를 즐겼다. 밝게 웃으며 2m37에 두 차례 

도전했지만 바를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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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3차 시기에 도전하지 않고 관중석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경기를 끝냈다. 그러곤 손흥민(30·토트

넘)의 카메라 세리머니를 했다. 경기 후 "관중들 덕분에 힘을 얻어 좋은 점프를 했고 우승해 기쁘다"며 "실

내 경기 첫 시즌이라 힘이 넘친다. 즐기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작년 8월 도쿄올림픽 결선에서 2m35로 4위에 자리하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이진택이 1997

년 세운 한국 기록(2m34)을 24년 만에 갈아치운 것뿐만 아니라, 흥에 겨워 관중과 함께 호흡하면서 환하게

웃으며 경기를 즐기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 

 

 우상혁은 계속 성장했다. 지난달 6일 체코 후스토페체 세계육상연맹 실내 대회에서 2m36을 넘어 한국 

기록을 다시 한 번 세우며 정상에 섰다. 이는 올 시즌 전 세계 1위 기록으로, 우상혁은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열리기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다. 

 

 우상혁은 높이뛰기 선수로는 불리한 신체 조건을 극복하고 세계 정상에 섰다. 그는 오른발이 왼발보다 

1㎝ 짧은 '짝발'이다. 여덟 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발을 100바늘 이상 꿰매면서 생긴 후유증이다. 

 

 이 때문에 운동할 때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아 많은 훈련을 했다. 우상혁은 또 키가 188㎝로 서구 선수들이 

2m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크지 않다. 그래도 우상혁은 위축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갔다. 

 

 롤모델은 181㎝ 키로 아테네올림픽 높이뛰기를 제패했던 스테판 홀름(스웨덴)이다. 홀름은 마침 20일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시상자로 나서 우상혁의 세계 정상 등극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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