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발소리에 터지는 '공포의 러 지뢰'
사람 발소리에 터지는 '공포의 러 지뢰'
조선일보. 발행일: 2022.04.08. 백수진 기자
밟지않아도 다가서면 작동 '신형'… 센서가 동물 발소리와 구별해 인식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 퇴각한 러시아군이 철군하며 신형 대인지뢰를 대거 설치했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군이 지난달 말 하르키우 인근에서 'POM-3'라 불리
는 신종 지뢰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구형 지뢰는 밟거나 연결된 철선을 건드리면 폭발하지만, POM-3는 고성능 진동 감지 센서가 다가오
는 발소리를 인식해 동물과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지뢰에 달린 센서가 인기척을 감지하면 공중
으로 소형 폭탄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금속 파편이 터지면서 최대 반경 1.5m 내에 있는 사람에게 치명
상을 입힐 수 있다. 오폭 가능성을 줄이고, 대인 살상력을 높인 것이다.
지뢰는 대표적인 재래식 무기로, 전쟁이 끝나도 제거가 어려워 민간인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전 세계 164국이 1997년 '대인지뢰 금지 협약(오타와 협약)'을 맺었으나, 미국과 러시아는 가입하지
않았다.
대신 미국 등 선진국에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스마트 지뢰'로 구형 지뢰를 대체하고 있다.
미 육군은 2016년부터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한 원격 지뢰를 개발해왔다. 지뢰의 센서가 차량이나 사람
을 감지해 신호를 보내면, 병사들이 확인 후 폭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지뢰를 나중에 회수해
다시 사용할 수도 있다.
인권 단체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매설하는 신형 지뢰가 전후 불발탄 제거 작업을 훨씬 위험하고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폭발물 제거 전문 단체 '할로트러스트'의 제임스 코완 대표는 "현재로
선 이러한 지뢰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며 "거리를 두고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이 필요하다"고 NYT에 전했
다. 그는 "전쟁이 교착상태로 접어들면서 러시아군이 지뢰를 대량으로 사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