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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요란했는데… 대기업 탄소중립 뒷걸음질

소리는 요란했는데… 대기업 탄소중립 뒷걸음질 

                                             조선일보. 발행일: 2022.04.29. 신은진 기자.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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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탄소배출 1년새 4.1% 늘어

 

 지난해 정부가 탄소중립기본법을 만들고, 기업이 앞 다퉈 '탄소중립 선언'을 했지만, 주요 기업의 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 이후 침체했던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지난해 

공장 가동률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업이 잘될수록 탄소 배출이 많아지는 제조업 중심의 한국 산업 특성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새 정부가 탄소중립 추진 전략과 실현 가능한 목표우리 산업 현실에 맞게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매출 100대 기업, 지난해 탄소배출량 오히려 늘었다

 

 본지가 28일 매출 100대 기업 중 탄소 배출량을 공개한 54개 기업의 지난해 탄소 배출량을 조사해보니,

총 1억3605만t으로 2020년(1억3064만t)보다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4개 기업 탄소 배출량을 줄인 곳은 두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16곳에 불과했다. 70% 이상인 38

곳은 전년보다 탄소 배출량이 증가했다. 

 

 탄소 배출량이 늘어난 기업 중에는 롯데케미칼, 여천NCC, 효성티앤씨 등 석유 화학 회사가 많았다. 

 이 회사들은 2020년 코로나 사태 여파로 생산량이 급감했지만,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보복

소비 등의 여파세계적 호황을 맞았다. 

 

 공장 가동률이 90% 이상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생산량이 늘어나자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

한 것이다. 롯데케미칼 등 3사의 작년 매출전년보다 각각 48%, 64%, 66% 급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도 사정은 비슷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TV 등 디스플레

이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늘리고, 제품 박스도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런 시도에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인 평택2라인이 2020년 8월 완공돼 본격 가동에 들어가자 탄소 배출

량은 오히려 1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건설 중인 평택 3라인이 올 하반기 완공되면 올해 탄소 배출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

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에 해당하는 2억t의 탄소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SK그룹

서,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탄소 배출량(518만t)이 전년보다 22만8000t(4.6%) 늘어난 것도 비슷

한 이유에서다. 반면 탈 원전으로 사업 환경이 나빠진 두산중공업, 지난해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

해양 등은 탄소 배출량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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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매출 증감에 비례탄소 배출량도 늘어나는 구조다. 54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1098조원으로 

2020년(874조원)보다 25% 이상 증가했다. 

 

 송재형 전국경제인연합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팀장은 "지난해 주요 기업이 사용 전력 100%를 재

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캠페인에 앞 다퉈 가입하는 다양한 탄소 저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에너지를 많이 쓰는 한국 산업구조상 획기적인 기술 혁신 없이는 매출이 늘면 탄소 배출 역시 덩달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2030년까지 40% 감축, 지킬 수 있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추진 전략단계적 목표 등을 보다 

현실화하는 등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코로나로 위축됐던 경기가 살아나면서 가동률이 올라가고 탄소 발생량이 늘어

나는 건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가뜩이나 에너지 가격도 올라가면서 탄소중립보다 에너지 안보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마당한국적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탄소중립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기업 부담은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3월 시행령을 통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이천십팔년보다 40% 줄이겠다"

(2030 NDC)며 법령으로 감축 목표를 못 박으면서 기업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10대 기업 고위 임원은 "정부의 탄소중립 계획 수립 과정에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 의견 수렴은 거의 없었고 탄소중립위원회 구성도 일부 시민단체 등에 편향됐다"고 말했다. 

 

[표] 주요 기업의 탄소 배출량(단위: 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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