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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의 물 폭탄… 서울이 잠겼다.

100년만의 물 폭탄… 서울이 잠겼다. 

                               조선일보. 발행일: 2022.08.09. 김수경 기자. 박지민 기자. 김지원 기자.

                                                                이세영 기자. 오주비 기자. 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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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80㎜ 퍼부어 서울 강수량 관측 사상 최고

 

 8일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과 강원 일대에 하루 100~300㎜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도로와 주택, 차량 침수 피해발생했다. 

 

 서울(동작)은 오후 11시까지 일 강수량 380㎜를 기록하면서 지금까지 관측 사상 역대 최다인 1920년 8

월 2일 354.7㎜(공식 관측소 송월동 기준)를 넘어서 하루 강수량으로는 최다를 기록했다. 

 

 102년 만에 일 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90㎜가 넘는 비가 내리면

서, 강남구와 서초구, 구로구 등 저지대가 많은 서울 일부 지역은 사실상 마비가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하루 종일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강풍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서울에서는 퇴근 시간인 오후 8시 전후로 강남권에 비가 집중되면서 도로에서 

차량 수백 대가 절반 이상 물에 잠겼고 퇴근길 대란이 빚어졌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 사거리에서는 호우로 승용차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고, 운행 버스도 바퀴

부터 차체 절반이 잠겼다. 서초구 우성아파트 사거리와 대치역 은마아파트 일대 도로도 침수돼 차량들이 

반쯤 물에 잠겼다. 

 

 이날 오후 9시쯤에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내 일부 매장이 침수됐고, 삼성동 코엑스 내 매장에서도 

누수가 발생하면서 상인들 피해도 잇따랐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6시50분쯤 동작구에서 쓰러

가로수를 정리하던 60대 구청직원이 감전돼 숨졌다. 

 

 물난리로 퇴근길 곳곳에서 시민들 발이 묶였다. 강남역 사거리 부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퇴근길에 

차들이 다 침수되어 있고 허벅지까지 물이 차서 수영하듯 길을 건너는 사람들도 있다""건물 안에 

꼼짝도 못하고 갇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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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구 대치동에서 승객들을 태운 한 버스는 차량 바닥에 물이 발목까지 차오른 상태에서 운행하는 일도 

있었다. 차가 물에 잠기자 차 보닛 위에 올라 앉아 비가 멎기를 기다리는 시민도 있었다. 

 

 오후 8시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의 차로는 빗물이 바닥으로부터 30㎝ 이상 차오르면서 인도까지 

물이 흘러 넘쳤다. 신분당선 5번 출구 앞 차로의 맨홀에서는 약 50㎝ 높이의 흙탕물이 분수처럼 솟아올

랐고, 2호선 11번 출구 앞 인도의 맨홀에서도 빗물이 역류하며 솟아오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상가가 늘어서 있는 강남역 역사 안으로도 빗물이 들어차 발목 높이까지 잠겼다. 이곳은 2010년 이후 

2년에 한 번꼴로 침수됐고, 2015년 서울시가 배수 개선 대책을 내놨던 곳이다. 

 

 오후 10시쯤 강남역에서 신논현역 방향으로 약 500m까지의 차로와 인도가 모두 발목 높이 이상으로 

물에 잠겼고 곳곳에 차량이 고장 난 채 서 있었다. 

 

 1차로인 버스 전용차선으로만 겨우 버스와 자동차 등이 다닐 수 있었다. 강남역에서 교대역 방향으로 

난 도로에는 60㎝ 넘게 빗물이 차올라 운행하던 승용차 바퀴까지 모두 잠겼다.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학생들의 하원 시간대에 비가 쏟아지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려는 사람들

이 몰리며 혼란이 컸다. 한 학부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애들이 다 학원에 갇혀 있다"며 "너무 무섭다"

고 적었다.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과 동작구 신대방삼거리역 사이 양방향 도로가 모두 통제되면서 

차량이 거북이걸음을 했다. 이날 오후 10시 15분쯤 찾아간 보라매역 일대 도로는 모두 물에 잠겨 있었다.

 

 자동차 바퀴가 바닥부터 3분의 1 이상이 잠겼다. 인도에서도 시민들 발목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등 시민들의 비명이 곳곳에서 들렸다. 

 

 비슷한 시각 동작구 지하철 7호선 이수역과 9호선 동작역도 지하로 빗물이 차오르면서 오후 10시 전후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하고 역이 모두 폐쇄됐다. 

 

 지하에 있는 동작역의 경우 빗물이 역 안으로 콸콸 흘러내리고 있었다.

 

 출구 앞에선 시민 수십 명이 서서 발을 동동 굴렀다. 이수역의 경우 물이 지하에 있는 역사로 흘러 내려오

면서 역 천장이 일부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동작구에 사는 조모(27)씨는 "회사에서 퇴근하고 늦게 집에 

돌아가려는데 지하철에서 내리니 사실상 도시가 '마비 상태'였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여의도 IFC몰에서는 

L1층 천장에 큰 구멍이 뚫려 빗물이 새는 일도 있었다. 

 

 침수 여파로 강남 일대에서는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강남구 역삼동 뱅뱅사거리 일대에서는 폭우로 건물

지하가 침수되면서 일부 건물이 정전이 됐다. 

 

 강남구의 한 극장 폭우로 인해 영화 상영을 중단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강남 일대 건물과 아파트 단지

에 전부 불이 꺼져 깜깜해진 모습을 담은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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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강남 일대는 각종 설비가 지하에 있는데, 폭우로 물이 차올라서 작동이 멈춘 곳

이 나오고 있다"며 "정전 현황을 파악하고 복구하려면 현장에 접근해야 하는데 폭우로 안전사고가 우려돼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 관악구의 경우 오후 9시 26분 도림천이 범람하면서 "저지대 주민들은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주기 바란다"고 권유했다. 오후 9시에는 산사태 경보도 나왔다. 

 

 폭우가 심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일부 직장인들이 귀가를 포기하고 인근 호텔 등을 예약하는 일도 

잇따랐다. 서울시는 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배차를 늘리는 비상 운송 대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지하철 막차 시간도 평소보다 30분 더 연장했다. 

 

 서울 시내 27개 하천변 보도는 모두 통행이 제한됐고, 동부간선도로도 전 구간(수락지하차도∼성수JC)

과 잠수교가 모두 출입 통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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