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의 뇌는 자신을 과대평가한다.

권력자의 뇌는 자신을 과대평가한다.

                               조선일보. 2022-03-12. 장동선 뇌과학자 · 궁금한 뇌 연구소장

승자의 뇌

권력에 대한 야망에 불탈 때 뇌 안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까?

 아일랜드 출신 뇌과학자 이언 로버트슨은 '승자의 뇌'(RHK)에서 '권력'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소개한다. 

왜 어떤 사람은 간절하고 지독하게 승리를 원할까? 승자의 뇌는 타고나는 것일까?

 우리는 성공하는 사람들이 우월한 유전자를 타고날 거라 믿지만,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아들과 손자는 모두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우울하게 죽었다. 

 그뿐만 아니라, 성공한 자산가 수백 명을 분석한 결과, 그 자녀들은 부모만큼 성공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 왜 그럴까? 부모들이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솔직하게 자식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잘못 포장된 성공 신화를 만들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식의 뇌는 부모가 올라간 사다리를 보지 못했기에 내재된 성취 욕구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

을 거라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샐리 디커슨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뇌가 받는 가장 강한 스트레스의 

경험은 '사회 평가적 위협'이라고 한다. 패배한 모습은 감추고 이기고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욕구는 우리 모두 안에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특히 권력자의 뇌는 자신에 대한 기억과 세상의 인지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권력은 공감 능력을 떨어뜨리고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한다. 

 모든 뇌가 이러한 영향을 받을까? 심리학자 데이비드 매클러랜드에 따르면 권력에 대한 야망은 

두 종류로 분류된다. 'P 권력욕'은 개인의 욕망을 채우고 싶어 하고, 'S 권력욕'은 제도나 집단,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목적이 우위를 점한다. 

 P 권력욕을 가진 사람은 뇌에서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이 몇 배 더 높았고 이기고 난 뒤에도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줄어들지 않고 공격성이 유지되었다. 

 반면 S 권력욕을 함께 가진 사람 뇌에서는 승리 후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줄어들었으며, 상대방

에게 손을 내밀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 모두는 정치 지도자들의 권력 심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

다. 진정한 승자는 자기 자신을 넘어서 사회적 원칙에 대한 충실성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