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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너럴스 (전쟁 중에는 장수를 안 바꾼다?)

[도서] 제너럴스 (전쟁 중에는 장수를 안 바꾼다?) 

                                                           조선일보. 발행일: 2022.04.02.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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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머스 릭스 지음|김영식·최재호 옮김|플래닛미디어|584쪽|2만8000원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1966년 저서 '효과적인 최고 경영자(The Effective Executive)'에서 "탁월

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 특히 그런 관리자를 무자비하게 해임하는 것이 최고 경영자의 의무"라고 

썼다. 그는 이어 "그런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게 놔두면 다른 사람들까지 망가진다. 그것은 조직 전체에 

대단히 불공평한 일"이라고 했다. 

 

 드러커가 제시한 첫 모범 사례는 미국 육군(U.S. Army)이었다. '마셜 플랜'으로 더 잘 알려진 조지 마셜

(1880~1959) 미 육군 초대 원수(5성 장군)2차 세계대전 당시 무자비한 숙청으로 21세기 최고 강군

(强軍)의 초석을 놓았다. 

 

 두 차례 퓰리처상을 받은 미 언론인으로 군사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2차 세계대전부터 아프가니스탄 전

까지 미 육군을 지휘한 30여 명의 장성을 분석하며 강군의 비결을 찾는다. 그리고 미 육군은 마셜의 기조

에 따랐을 때 강했고, 그렇지 않았을 때 전장에서 진창에 빠져들었다고 전한다. 

 

 마셜은 '비인간적일 정도로 냉정했다'고 한다. 그가 주관한 역동적이고 무자비한 인사 관리 체계 때문

다. 1939년 미 육군 참모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그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전까지 장교 600명

을 보직 해임했다. 떨어진 '별'도 수십 명에 달했다. 

 

 군 내부와 언론은 그가 "인재를 모두 없애고 있다"고 비난했다. 당시 그는 비공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

다고 한다. "비난받는다고 해서 내 입으로 육군이 심각한 동맥경화를 겪고 있어서 그걸 제거하는 중이라

고 말할 수는 없다." 

 

 1941년 진주만이 기습 공격을 당한 이후 관련 지휘관은 육군과 해군을 막론하고 물갈이됐고, 노르망

디 상륙작전이 성공한 직후에도 사단장과 연대장은 교전 성과가 미미하면 계속 교체됐다. 흔히 통용되

는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에 그는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그 결과 무능한 지휘관을 유능한 지휘관이 대체했다. 특출난 경력이 없던 아이젠하워는 연합군 최고 사령

관이 됐고, 북아프리카와 서부전선에서 맹활약을 펼친 패튼 장군이 나올 수 있었다. 마셜이 발탁한 아이젠

하워는 훗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만약 야전 지휘관의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꾸짖거나 괴롭힐 

것이 아니라 그냥 다른 지휘관으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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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에서도 1·4 후퇴 이후 위기에 빠졌던 미국은 지휘관을 갈아치우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8군 사령관으로 부임한 매슈 리지웨이 장군은 부임 3개월 만에 예하 군단장 1명, 사단

장 6명, 연대장 14명을 갈아치웠다. "단 몇 달의 역동적인 지휘 활동으로 리지웨이는 한국전쟁을 반전

시켰다. 중공 공격부대를 사실상 전멸시켰고, 중공군 14개 사단 절반을 궤멸시켰다." 

 

 하지만 드러커의 모델 사례였던 미 육군 베트남전에서 크나큰 실패를 맛본다. 저자는 인사(人事) 시스

템이 붕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베트남전에서는 임무 수행에서 부족함을 보였던 장군에 관한 해임 

사례를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당시 미군은 1년 주기로 보직을 순환하는 인사 정책을 도입했다. 그 결과 무능력한 지휘관을 무리해서 

해임하기보다는 후임자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관료적인 사고방식이 퍼져 나갔다. "몇 달 후에 누군가가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면 왜 그를 내보내고 후임자를 찾는 수고를 하겠는가." 

 

 저자는 "용서를 전제로 신속히 보직 교체하는 정책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해당 장교에

게도 이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더 큰 사고를 치기 전에 보직에서 해임되면 실수에서 배울 기회를 얻는

다"는 것이다. 실제로 2차 대전 중 보직 해임됐던 샘 윌리엄스6·25전쟁에서 25보병사단장을 맡아 

명예를 회복했다. 

 

 '위대한 장군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한국어 부제와 달리 책은 무자비한 인사 원칙을 토대로 한 

'강군의 비결'을 설명한다. 그렇지만 교훈은 군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드러커의 지적처럼 국가 경영자도, 민간 경영자도 참고할 인사의 원칙과 효과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적 인사(人事) 시즌에 참고할 만한 책이다. 전문 번역가가 아닌 육군 장성과 장교가 옮겨 번역은 아쉬

움을 남긴다. 오·탈자도 많다. 그렇지만 "무능함을 허용하는 순간, 무능한 조직을 갖게 된다"메시지는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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